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오른쪽)와 김무성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 최고위원의 발언을 들으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김경호 기자
여론조사 62% “바뀌어야”
보수보다 반보수층 ‘두배’
소장파 토론회 ‘비관적 전망 2012년 총선과 대선에 대한 한나라당의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28일 당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재보선 결과의 수치를 제시하며 경고음을 울렸다. 의령 군수 선거에서 이기긴 했지만 무소속 득표율이 57%에 이르며, 지방의원 선거가 치러진 창원의 무소속 득표율이 58%, 부산 사상나의 무소속과 민노당 후보의 득표율 합계가 59%나 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홍 최고위원은 “한나라당 텃밭인 경남 과 부산에서 야당이 연대할 경우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지표”라며 “2012년의 화두는 한나라당 대 야당연대의 대결구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당내 소장파 모임인 ‘민본21’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도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대한민국 보수의 좌표와 방향성 고찰’이란 주제로 발표한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한나라당이 다시 집권했으면 좋겠다’는 응답자가 38.4%에 불과한 반면, ‘다른 정당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응답이 61.6%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보수 지지층은 29.2%에 그쳤지만,‘반 보수층’은 70.8%나 됐다. 보수에서 이탈했다고 밝힌 13.9%는 ‘기대만큼 경제를 살리지 못했다’, ‘서민보다 가진 사람들만 위한다’ 등을 이유로 꼽았다. 보수에 대한 호감도는 ‘싫어한다’(44.1%)가 ‘좋아한다’(19.4%)의 두배였다. 경제 상황도, ‘나빠졌다’(32.8%)가 ‘좋아졌다’(16.9%)를 웃돌았다. 한나라당 지지층(42.4%)과 반대층(46.0%)은 엇비슷하게 나왔다. 부동층은 11.6%였다. 한국정책과학연구원(KSPI)이 지난 16~17일 전국 1009명을 대상으로 벌인 이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포인트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호남 탈민주’ 계속된 경고 지방선거뒤 수차례 패배
장기독주에 지역민 염증
당직자 “지역 새판짜야” “큰 질병이 발병하기 전엔 사전 징후들이 있다. 광주에서 큰 변화를 예고하는 경고가 수차례 반복되고 있다. 6·2 지방선거와 7·28 재보선에서 그랬고, 이번(10·27 서구청장 재선거)에도 마찬가지다.”(이용섭 민주당 의원, 28일 고위정책회의) ‘민심의 회초리로 받아들이겠다’는 수준의 의례적인 반성이 아니었다. “이대로 가면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예측하지 못한 빅뱅이 올 수 있다”고도 했다. 또다른 광주지역 국회의원은 아예 “할 말이 없다”고 한숨지었다. ‘3등 낙선’의 충격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위기감을 갖는 건 광주지역 국회의원들만이 아니었다. 중앙당의 한 당직자는 “지역 정치판을 완전히 새로 짜야 한다”고 했다. ‘광주의 이반’이 호남의 다른 지역은 물론 수도권의 호남 출향자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위기의 일차적 책임은 광주지역 국회의원에게 있다는 견해도 많다. 당의 한 관계자는 “광주 현역 의원들 면면을 보면 광주 민심이 왜 민주당에서 멀어지는지 답이 나온다. 다수가 중앙정부 관료 출신에 성향이나 이력도 ‘광주의 정체성’과는 맞지 않는 인물들 아니냐”고 말했다. 민주당의 장기 독주에 따른 지역민의 염증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병문 전남대 교수(정치학)는 “국회의원부터 지자체장, 지방의회까지 민주당이 독점하니 제대로 된 견제와 비판이 이뤄지지 않고, 권력의 전횡과 나눠 먹기가 횡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자성의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 민주통합시민행동 창립 한돌 기념식에서 선거 결과와 관련해 “섭섭한 마음보다 오히려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며 “민주당이 정신 차리지 않고 과거의 기득권에 안주하면 결코 사랑받을 수 없다는 호남 민심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보수보다 반보수층 ‘두배’
소장파 토론회 ‘비관적 전망 2012년 총선과 대선에 대한 한나라당의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28일 당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재보선 결과의 수치를 제시하며 경고음을 울렸다. 의령 군수 선거에서 이기긴 했지만 무소속 득표율이 57%에 이르며, 지방의원 선거가 치러진 창원의 무소속 득표율이 58%, 부산 사상나의 무소속과 민노당 후보의 득표율 합계가 59%나 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홍 최고위원은 “한나라당 텃밭인 경남 과 부산에서 야당이 연대할 경우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지표”라며 “2012년의 화두는 한나라당 대 야당연대의 대결구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당내 소장파 모임인 ‘민본21’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도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대한민국 보수의 좌표와 방향성 고찰’이란 주제로 발표한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한나라당이 다시 집권했으면 좋겠다’는 응답자가 38.4%에 불과한 반면, ‘다른 정당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응답이 61.6%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보수 지지층은 29.2%에 그쳤지만,‘반 보수층’은 70.8%나 됐다. 보수에서 이탈했다고 밝힌 13.9%는 ‘기대만큼 경제를 살리지 못했다’, ‘서민보다 가진 사람들만 위한다’ 등을 이유로 꼽았다. 보수에 대한 호감도는 ‘싫어한다’(44.1%)가 ‘좋아한다’(19.4%)의 두배였다. 경제 상황도, ‘나빠졌다’(32.8%)가 ‘좋아졌다’(16.9%)를 웃돌았다. 한나라당 지지층(42.4%)과 반대층(46.0%)은 엇비슷하게 나왔다. 부동층은 11.6%였다. 한국정책과학연구원(KSPI)이 지난 16~17일 전국 1009명을 대상으로 벌인 이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포인트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고위정책회의에서 박지원 원내대표가 자료를 살펴보는 동안 전병헌 정책위의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호남 탈민주’ 계속된 경고 지방선거뒤 수차례 패배
장기독주에 지역민 염증
당직자 “지역 새판짜야” “큰 질병이 발병하기 전엔 사전 징후들이 있다. 광주에서 큰 변화를 예고하는 경고가 수차례 반복되고 있다. 6·2 지방선거와 7·28 재보선에서 그랬고, 이번(10·27 서구청장 재선거)에도 마찬가지다.”(이용섭 민주당 의원, 28일 고위정책회의) ‘민심의 회초리로 받아들이겠다’는 수준의 의례적인 반성이 아니었다. “이대로 가면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예측하지 못한 빅뱅이 올 수 있다”고도 했다. 또다른 광주지역 국회의원은 아예 “할 말이 없다”고 한숨지었다. ‘3등 낙선’의 충격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위기감을 갖는 건 광주지역 국회의원들만이 아니었다. 중앙당의 한 당직자는 “지역 정치판을 완전히 새로 짜야 한다”고 했다. ‘광주의 이반’이 호남의 다른 지역은 물론 수도권의 호남 출향자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위기의 일차적 책임은 광주지역 국회의원에게 있다는 견해도 많다. 당의 한 관계자는 “광주 현역 의원들 면면을 보면 광주 민심이 왜 민주당에서 멀어지는지 답이 나온다. 다수가 중앙정부 관료 출신에 성향이나 이력도 ‘광주의 정체성’과는 맞지 않는 인물들 아니냐”고 말했다. 민주당의 장기 독주에 따른 지역민의 염증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병문 전남대 교수(정치학)는 “국회의원부터 지자체장, 지방의회까지 민주당이 독점하니 제대로 된 견제와 비판이 이뤄지지 않고, 권력의 전횡과 나눠 먹기가 횡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자성의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 민주통합시민행동 창립 한돌 기념식에서 선거 결과와 관련해 “섭섭한 마음보다 오히려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며 “민주당이 정신 차리지 않고 과거의 기득권에 안주하면 결코 사랑받을 수 없다는 호남 민심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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