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
경기 성남 분당을에선 여야 모두 후보자 윤곽이 불투명하다. 가장 큰 변수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출마 여부다. 손 대표는 지난 25일 ‘선당후사(先黨後私)’를 언급하며 “이달 말까지 결론 내겠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손 대표의 마음이 출마 쪽으로 기운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손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한나라당 발길도 바빠졌다. 일단, 강재섭 전 대표가 공천에 가장 가까이 다가섰다는 평가가 많다. 당 부설 여의도연구소의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강 전 대표가 50% 정도의 지지율을 얻은 가운데, 나머지 5명의 후보는 10%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력하게 거론됐던 정운찬 전 총리는 초과이익공유제를 둘러싼 논란과 신정아씨 자서전 파문 탓에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출마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후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일부 나온다. 한나라당이 기존의 후보군만으론 손학규 대표에 맞서 승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논리다. ‘천당 아래 분당’이란 말이 나돌 정도로 한나라당에 우호적인 지역이지만, 지난해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 후보가 민주당 소속 이재명 현 성남시장에게 불과 8.6%밖에 앞서지 못했다는 점도 한나라당으로선 고민스럽다.
분당을에 공천을 신청한 박계동 전 의원이 28일 폭로하겠다고 예고한 ‘강 전 대표 공천헌금 수수설’도 찜찜한 대목이다. 당 한쪽에선 손 대표가 출마하기로 확정되면 “후보 추가공모 신청을 받아 새 전략을 짜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27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분당을에 전략공천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