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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진보진영 통합 ‘급제동’ 조승수 지도력 큰 타격

등록 2011-03-28 21:23수정 2011-03-29 08:26

조승수 의원
조승수 의원
새진보정당 추진위도 차질
복귀 꿈꾼 노회찬 입지줄듯
진보신당 당대회 ‘후폭풍’

‘내상’이 깊기는 진보신당도, 민주노동당도 마찬가지인 듯했다. 두 당 모두 전날의 진보신당 당대회(대의원대회)가 ‘독자파의 완승’으로 끝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기색이 역력했다. 후폭풍은 예상외로 거셌다. 28일 오전 열린 진보신당 대표단 회의에서 참석자들 다수는 “당대회 결정이 너무 나갔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같은 시간 민노당 최고위원회도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한 참석자는 “뭐라고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런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가장 타격을 입은 쪽은 최근 ‘독자파’에서 ‘통합파’로 선회한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다. 그는 ‘상반기 내 통합 논의를 마무리짓자’는 자신의 제안이 당대회에서 사실상 거부됨에 따라 지도력에 큰 손상을 입게 됐다. 한 측근은 “거취 문제를 포함해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우에 따라선 진보진영의 통합 논의 자체가 난망해질 가능성도 있다.

당장 이달 안에 마무리지어야 할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추진위원회’ 인선도 차질이 예상된다. 애초 조 대표는 민노당과의 통합에 적극적인 노회찬 전 대표를 위원장에 임명해 통합 논의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대표가 지명한 위원장을 당 전국위원회가 인준하도록 한 수정안이 당대회에서 가결됨에 따라, 조 대표는 자신의 구상을 실행할 유력한 지렛대를 잃게 됐다.

새로운 진보정당 추진위원장을 맡아 정치 전면에 복귀하려던 노 전 대표도 처지가 어정쩡해졌다. 최악의 상황은 조 대표가 ‘노회찬 임명안’을 전국위에 올렸다가 부결되는 경우다. 노 전 대표에 대한 조직적 거부이자 조 대표에 대한 불신임으로 해석될 수 있는 상황이다. 통합파로 분류되는 당의 한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민노당과 통합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독자파의 거부감이 덜한 인사로 위원장을 선임하고, 중립파를 상대로 지속적인 설득작업을 벌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요일의 반란’을 초래한 요인으로는 통합에 대한 상하의 온도 차를 극복하지 못한 점이 꼽힌다. 분당 과정에서 생긴 탈당파 당원들의 ‘트라우마’(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 대표의 ‘조기 통합’ 호소가 ‘민노당 투항론’으로 받아들여져 독자파의 조직적 행동을 촉발했다는 것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진보신당의 기간당원을 구성하는 30·40대 탈당파들에게, 북한 3대 세습과 핵 문제는 민주주의와 생태주의의 근본 가치를 위협하는 문제로 받아들여진다”며 “민노당이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두고두고 통합 논의의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통합론을 주도하는 ‘의원급’ 명망가들에 대한 당원들의 불신도 걸림돌이다. 한 당직자는 “전·현직 의원들이 당과 진보세력의 발전보다는 국회의원 재선이나 연립정부 입각 같은 개인의 영달에 관심 있는 게 아니냐는 당원들의 의심이 통합론에 대한 거부감을 키우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민노당과의 통합 노력이 벽에 부닥칠 경우 ‘재분당’이라는 극단적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현재로선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이 경우 잔류파와 탈당파 모두 ‘상습 분당세력’이란 오명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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