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30일 오후 국회에서 4·27 재보선 경기 성남 분당을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앞줄 오른쪽) 등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분당을 공식 출마 선언
야당 대표로 직접 출마
‘MB 중간평가’ 짙어져
대선후보 검증무대 성격도
야당 대표로 직접 출마
‘MB 중간평가’ 짙어져
대선후보 검증무대 성격도
“장수가 뒤에 있지 않고 앞장서서 직접 싸우는 것이 승리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30일 경기 성남 분당을 재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4·27 재보선 지역 가운데 ‘여당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회견문에선 ‘배수진’을 친 장수의 비장함이 묻어났다. “이 나라를 지금 모습 그대로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없다. 대한민국을 바꿔야 한다. 그 책무를 마다하지 않겠다.”
1000자 남짓한 짧은 연설에서 손 대표는 ‘대한민국’이란 단어를 15번이나 사용했다. 출마 이유도 “대한민국이 함께 잘살아야 한다는 신념”에 대해 “분당구민들의 동의”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잠정적 대선 슬로건인 ‘함께 사는 세상’을 전면에 내걸고 ‘주민 선거’가 아닌 ‘국민 선거’로 승부수를 띄우려는 셈법이 엿보인다.
손 대표가 출마를 결심한 데는, 정국이 출마를 거부할 수 없는 국면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 강원도지사 선거가 사실상 ‘이광재 선거’로 흘러가고, 김해을은 ‘노무현 선거’로 굳어지는 상황에서 선거 프레임을 ‘손학규 선거’로 전환하기 위해선 분당에서 승부수를 띄우는 것 외엔 방법이 없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쪽 후보 변수를 포함해 분당 상황이 호전된 측면도 있다. 정치평론가 김종배씨는 “한나라당이 후보 공천을 둘러싼 이전투구로 자중지란에 빠지고, 정운찬 전 총리의 출마 가능성도 ‘신정아 파동’으로 희박해지면서 상황이 손 대표에게 유리해진 게 사실 아니냐”고 말했다. 여전히 승리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참패의 위험도 그만큼 줄었다는 얘기다.
제1야당 대표의 출마로 4·27 재보선은 ‘정권에 대한 심판선거’ 성격이 한층 짙어졌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에서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가 출마해 치러지는 선거란 점을 감안하면, 분당 선거의 정치적 무게는 나머지 재보선 전체와 맞먹는다”고 말했다. 분당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 한나라당 수도권 의원들의 위기감이 폭발하면서 레임덕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손 대표 개인에게도 분당 선거는 2012년 대선의 ‘예비고사’ 성격을 띤다. 자신의 가장 큰 자산으로 꼽히는 ‘수도권 경쟁력’의 실체를 가늠해볼 기회이기 때문이다. 승리하면 10%를 밑도는 손 대표의 지지율이 반등의 계기를 맞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낮은 지지율 때문에 동요하던 호남권 민심을 재결집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패배할 경우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한나라당 텃밭’에서 치르는 선거이기 때문에 져도 큰 부담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 있지만, 책임론과 함께 당내 흔들기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손 대표의 출마로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이번 재보선에서 ‘전승 아니면 전패할 수 있다’는 부담감이 한층 커졌다. 순천을 제외한 3곳(강원·분당을·김해을)의 승패에 사활을 걸고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병 주는 직장 동료’ 1위는?
■ 독도축제 계획 김장훈 “협박 메일 받았다”
■ 개인소득 2만달러 재진입, 그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
■ ‘액티브X’ 마침내 퇴출된다
■ 조지 클루니, 베를루스코니 파티에 갔었어?
■ 매일하는 요오드·세슘 검사도 ‘구멍’
■ ‘손학규의 승부수’ 대선 예비전된 재보선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병 주는 직장 동료’ 1위는?
■ 독도축제 계획 김장훈 “협박 메일 받았다”
■ 개인소득 2만달러 재진입, 그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
■ ‘액티브X’ 마침내 퇴출된다
■ 조지 클루니, 베를루스코니 파티에 갔었어?
■ 매일하는 요오드·세슘 검사도 ‘구멍’
■ ‘손학규의 승부수’ 대선 예비전된 재보선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