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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친이→친박 ‘권력축 이동’…총선 위기감에 변화 선택

등록 2011-07-04 22:49수정 2011-07-05 09:55

4일 오후 한나라당 전당대회 결과가 발표된 뒤 대표로 선출된 홍준표 후보 등 출마 후보들이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며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권영세·홍준표 의원, 김수한 선관위원장, 남경필·박진·유승민·나경원 의원.  <b>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b>
4일 오후 한나라당 전당대회 결과가 발표된 뒤 대표로 선출된 홍준표 후보 등 출마 후보들이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며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권영세·홍준표 의원, 김수한 선관위원장, 남경필·박진·유승민·나경원 의원.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설욕 벼른 친이 참담한 패배…상당수 친박 투항
당, ‘친서민정책’ 속도낼 듯…청, 정국주도권 약화
여권 권력지도 대변화

4일 치러진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내년 총선을 앞둔 여권의 권력구도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친이명박계 구주류의 급속한 약화와 친박근혜계의 확실한 부상이 분명히 확인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주도권도 크게 약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당대회에서 드러난 친이계의 형해화는 충격적이다. 친이계가 사실상 전력을 다해 지원한 원희룡 의원은 애초 홍준표 새 대표와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결과는 4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원 의원의 초라한 성적을 보며 친이계 의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전날 실시된 전국 선거인단 투표에서 친박계 텃밭인 영남권 투표율이 높게 나오면서 패배를 어느 정도 예감했지만, 이 정도까지는 상상하지 못한 듯했다. 수도권 친이계 한 의원은 “어제 선거인단 투표를 보면서 조금 부족할 것으로 봤는데…”라며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친이계는 지난해 세종시 논란 때까지만 해도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자리 가운데 3분의 2를 장악했던 최대 계파였다. 하지만 이번 전대에서 친이계가 지원한 원 의원은 21만여명의 선거인단 투표(대의원 투표 포함)에서 3등(2만2507표·19.6%)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지지도가 약했던 원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3위를 한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결국 친이계가 당심·민심에서 모두 밀린 것이다. 지난 5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패배한 친이계는 이번 전당대회를 구주류로 밀려난 설움을 만회할 기회로 여겼다. 친이계는 현역 의원 60여명이 원 의원을 지지하는 데 뜻을 같이했고, 홍준표 의원과 ‘50 대 50’ 정도로 해볼 만하다고 봤지만, 역부족이었다. 중립 성향의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친이계 상당수가 이번에 중립을 지키거나, 친박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장파와 연합해 황우여 원내대표 체제를 출범시키며 당내 주도권을 확보했던 친박계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여당의 확고한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친박계 유승민 의원을 ‘깜짝 2위’로 당선시켰고, 1위 홍준표 대표에게도 표를 나눠주며 당선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홍 대표 역시 ‘박근혜 보호론’을 적극 설파하며 친박계에 구애했다. 여권의 한 인사는 “사실상 친박계로 여당이 넘어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는 내년 총선 공천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입지를 다졌다. 박 전 대표의 대선 행보도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당 주도의 친서민 정책 행보도 탄력을 받게 됐다. 이번 전대에서 소장파와 가까운 유승민·남경필 의원이 최고위원에 당선됨에 따라, 당의 중심이 소장파 쪽으로 더 이동했다. 홍 신임 대표가 평소 서민 정책을 강조해왔다는 측면에서 정책·노선에 있어 좀더 왼쪽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크다.

기존의 비주류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체제에 더해 이번에 비주류 대표까지 가세하면서 청와대의 정국 주도권은 급속히 약화될 수 있다. 서울지역 소장파 한 의원은 “이미 황우여 원내대표 체제 출범으로 청와대는 당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다”며 “앞으로 친이계가 당의 전반적인 쇄신 흐름을 따라오지 않는다면 몰락의 길을 걸을 수 있다”고 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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