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남경필·원희룡 최고위원 동반사퇴 뜻
“당 이대론 안돼”…홍준표 체제 사실상 와해
“당 이대론 안돼”…홍준표 체제 사실상 와해
한나라당 유승민, 원희룡, 남경필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 동반사퇴를 적극 검토중이며, 이번 주중 사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5명의 선출직 최고위원 가운데 이들 3명이 사퇴할 경우 홍준표 대표 체제가 무너지고 박근혜 전 대표가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친박계의 유승민 최고위원은 6일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 파문과 관련해 “당이 이대로 가선 절대 안 되겠다는 고민이 깊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백지상태에서 고민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고위원직 사퇴를 포함해) 어떤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의 한 핵심 측근은 “지금은 속수무책으로 있기보다 비상수단을 쓸 수밖에 없다”며 “박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하거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거나 조기 선대위원장을 맡는 방안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의 한 중진 의원은 “지금은 박 전 대표 말고는 당이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최고위원도 “당이 이미 좀비 상태다. 지난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직후 유승민, 남경필 최고위원에게 직을 던지자고 제안을 해뒀다”며 “언제든지 직을 던질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남경필 최고위원 역시 “선관위 디도스 사태를 바라보는 홍 대표의 인식이 너무나 안일해 기가 막혔다”며 “만일 (최고위원직 사퇴라는) 행동을 하게 된다면 유, 원 최고위원과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 3명이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면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뽑힌 5명의 선출직 최고위원 가운데 홍준표 대표와 원외인 나경원 최고위원만 남게 돼 사실상 지도부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
당내 홍준표 체제 불가론이 확산되자 조기 등판을 꺼려왔던 박근혜 전 대표 쪽의 분위기도 전당대회 출마를 포함한 조기 등판 쪽으로 급히 기울고 있다. 박 전 대표의 한 핵심 측근은 “지금의 당 상황이 최악의 상황으로 흘러 박 전 대표가 나설 수밖에 없는 쪽으로 치닫는 것 같다”며 “당권-대권 분리 규정(당내 대선 경선 후보자가 대선 1년6개월 전부터는 선출직 당직을 맡을 수 없게 한 규정)도 당원들이 당의 뜻을 모아 고친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성연철 송채경화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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