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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수족 잘린’ 뒤 기운 빠진 이재오

등록 2012-03-08 13:19수정 2012-03-08 15:19

 8일 오전 9시,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 기자실인 정론관에 나타났다.

 “참 오랜만에 정론관 기자회견장에 선다”며 90도 인사를 한 뒤 그는 준비한 원고를 읽어 내려갔다.

 이 의원은 “시스템 공천은 계파와 친소 관계에 따른 공천, 당내 반대 진영 제거를 위한 공천이 아닐 것이다”며 “지금이라도 당은 낙천자들에게 납득할 수 있는 자료 공개해주고 앞으로 남은 공천도 공정 투명 공천을 해줄 것을 강렬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언론의 지적대로 감정적 보복적 공천을 하지 말고 투명하고 공정 공천작업을 해달라”고 말했다. 회견은 짧았다. 목소리의 톤도 시종일관 일정했다.

  3차까지 진행된 새누리당 공천에서 그의 측근으로 불리던 권택기 의원과 김해진 전 특임장관실 차관은 탈락했다. 한나라당 원내대표 시절부터 그의 대변인 구실을 했던 진수희 의원은 지역구인 서울 성동갑 지역이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돼 탈락 일보 직전에 몰린 상태다.

 그의 이날 기자회견은 ‘수족이 잘린’ 수장으로서 마련된 자리였다. 그전까지 그는 진 의원과 권 의원의 공천 결과가 발표된 하루 뒤인 6일 자신의 트위터에 “컷오프 자료는 당사자에게는 공개하는 것이 옳다. 밀실자료가 반대자들에게 정치적 살인병기가 되어서는 안된다. 공정하다면 본인에게만 보여주고 설명이 필요하다. 이것이 공정이고 신뢰다”라는 글만 띄워 놓았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4년 전 18대 총선 당시 실세 중에 실세로 꼽히며 공천을 주무른다는 평을 받았던 시절의 힘은 보이지 않았다. 이 장관 특유의 결연한 모습이나 상대를 위협하는 노련한 ‘싸움꾼’으로서의 모습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측근들의 공천 탈락이 손발 자르기라는 해석에 어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언론이 그렇게들 해석하고 있습니다”고 했다. 세간에 돌고 있는 자신의 공천 반납설엔 웃으며 “전 당을 사랑한다”고 했다.

 요구한 자료공개가 안될 경우 “최종 입장은 공천 마무리뒤에 밝히겠다”고 했다. 과거 원내대표 시절 여당을 향해 자신이 요구한 조건을 걸며 이 조건이 지켜지지 않을 때 “모든 책임은 여당이 져야 할 것이며, 추가로 사실들을 폭로해가겠다”며 상대를 옥죄던 모습은 안 보였다. 4년 전 친박계 의원들의 대거 공천 탈락에 “저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며 “살아돌아오라”던 박근혜 비대위원장 식의 발표를 기대했던 일부 인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당 안에선 이런 이 의원의 모습을 보며 “4년전 공천 때와 견줘 참 격세 지감이다”(한 서울 초선 의원)이란 말이 나왔다. 일부에선 “참 권력이 무상하다”는 말도 나왔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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