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 논란을 보면 통합진보당 당권파들이 빌미를 주고 증폭시킨 측면이 있다. 당내 부정 경선 문제가 ‘색깔론’으로 번지는 국면에서도 북한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거나 모호한 태도를 보이며 보수세력이 색깔론으로 공격할 토양을 제공한 것이다.
당권파는 지난달 당내 경선 부정 사태로 의원들의 자질에 대한 국민들의 의구심이 커졌는데도 대북문제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지난달 <문화방송> ‘100분 토론’에서 돌발적으로 북한 관련 질문을 받은 이상규 의원은 “적절하지 않은 질문이므로 대답하지 않겠다”고 회피했다. 이런 태도는 국민들에게 이들이 실제로 북한과 연계돼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이 의원은 나중에 다른 매체를 통해 북한의 3대 세습 등을 비판했지만 당 안팎에선 ‘충분히 답할 수 있는 내용조차도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해 불필요한 의구심만 키웠다’는 평가가 많았다. 비슷한 시기에 “종북보다 종미가 더 문제다”라고 말한 이석기 의원의 발언도 국민들의 상식선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었다.
당권파는 그간 북핵 문제나 북한의 3대 세습이 논란이 됐을 때, 북한을 지나치게 의식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지난 4월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을 때 당권파인 우위영 대변인은 “북-미 간 대립과 한반도 긴장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유엔 안보리의 제재 일변도 방식은 한반도 긴장 완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논평했다.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행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때도 민주노동당 내부에서 ‘어떤 종류의 핵 사용에도 반대하며, 북한의 핵실험에 유감을 표한다’는 특별결의문을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당 중앙위원회에서 부결됐다.
당권파들이 핵실험이나 북한 주민들의 인권, 권력세습 등 인류 보편적인 가치에 비춰 비판해야 할 사안에 대해서도 ‘남북관계의 특수성’과 ‘대화의 상대방’이라는 이유를 들어 지나치게 경직스런 태도를 취한 게 ‘종북 논란’의 빌미를 준 것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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