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후보 사퇴 표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안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에게 양보하겠다고 선언했다. 뉴스1
“새정치 꿈은 잠시 미뤄지겠지만, 안철수는 새 정치를 갈망
“단일화 불협화음 저를 꾸짖고 문 후보께 성원 보내달라”
“단일화 불협화음 저를 꾸짖고 문 후보께 성원 보내달라”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했다. 이에 따라 야권 단일후보는 문재인 통합민주당 후보로 확정됐다.
안 후보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데 이어 두번째로 후보직을 양보했다. 이에 따라 12월19일에 있을 대선 구도가 또한번 크게 요동치게 됐다.
안 후보는 23일 저녁 8시20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선거캠프 기자실에서 “저는 오늘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사퇴한다는 뜻을 밝혔다.
안 후보는 “단일화 방식은 누구의 유불리를 떠나 새정치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뜻에 어긋난다. 그러나 문 후보와 저는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여기서 더이상 단일화 방식으로 대립하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새정치에 어긋나고 국민에게 더 많은 상처를 드릴뿐이다”라며 사퇴의 배경을 밝혔다.
안 후보는 “이제 문 후보님과 저는 두 사람 중 누군가는 양보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저는 얼마전 제 모든 것을 걸고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래서 제가 후보직을 내려놓겠다. 이제 야권이 대통령 후보는 문재인 후보다”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사퇴의 뜻을 밝히며 감정에 벅찬 듯 울먹이기도 했다. 안 후보는 “단일화 과정의 모든 불협화음에 대해 저를 꾸짖어 주시고 문 후보께는 성원을 보내 주시라”고 요청했다.
그는 “비록 새정치의 꿈은 잠시 미뤄지겠지만, 저 안철수는 진심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한다. 국민 여러분께서 저를 불러신 고마움과 뜻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한치의 양보도 없이 정면으로 치닫는 야권후보 단일화 협상 과정을 지켜보면서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자신이 물러서는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낮부터 주말 단일화 여론조사를 위해 각각 대리인 1명씩을 내세워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됐다.
이날 협상에서 ‘단일화 특사’로 문 후보는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을, 안 후보는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양쪽 두 명의 특사는 회동에서 각각 양쪽이 주장하는 ‘가상대결 + 적합도 조사’와 ‘양자 가상대결 + 지지도 조사’ 등 조사방식뿐 아니라 여론조사 회사 선정 및 문항의 구체적인 설계, 여론조사 시기 및 공개 여부 등 구체적인 시행세칙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특사는 협상 도중 두 후보와 연락을 취하는 등 두 후보를 대신한 ‘단일화 대리 담판’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특사 회동에서도 두 후보는 한치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앞서 문재인 후보 캠프의 우상호 공보단장은 전날 밤 안 후보 쪽이 ‘가상대결 + 지지도 조사’로 결정하자고 ‘최후통첩’을 한 것과 관련해 “대화 상대끼리 ‘최후통첩’ 등 협의의 여지를 줄이는 방식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 협상팀이 다시 만나 양쪽의 주장을 놓고 다시 협의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문 후보 쪽에서는 한때 ‘가상대결 + 적합도 + 지지도’ 세 항목을 조사해 두 항목에서 이기는 후보로 단일화하자는 제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문재인 후보는 안 후보의 전격적인 대선 후보 사퇴 기자회견이 있은 직후인 8시40분께 트위터(@moonriver365)를 통해 "안후보님과 안후보님을 지지하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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