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맛있는 뉴스-부글부글 / ‘헌재레알사전’
2주 연속 ‘부글링’을 하게 됐다. 부글링(boogling). 부글부글에 ‘-ing’를 붙인 말. ‘재수 없는 사람이나 사건을 보고 200자 원고지 8~9장 정도로 화를 낸다’는 뜻. 화가 조금 났을 때는 ‘보글링’을 하기도 함. 다른 매체에서는 볼 수 없는 과감하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정확한 욕질로 ‘부글링한다’는 말이 일반명사처럼 통하지만, 강력한 부글링 기능이 특정인의 개인 비리와 개인 삽질 등 알려지지 않은 신상 비리를 ‘지나치게’ 노출하기도 함. 부글링을 전문으로 하는 이들을 ‘부글러’라고 하는데, <한겨레21> 기자 4명이 ‘부글로봇’ ‘보글봇’으로 일하며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음.
단어의 뜻을 새롭게 해석해주는 KBS <개그콘서트> ‘현대레알사전’ 코너가 인기다. 이동흡 헌법재판소 소장 후보자(사진)는 인기가 바닥이다. 이 글이 나갈 때쯤 물러났을지도…. 에이, 설마. ‘현대레알사전’에 빗대 ‘헌재레알사전’으로 부글링해보자.
법전에 나와 있는 단어의 의미를 모든 사람이 똑같이 느낄까요. 여러분에게 맞춰 바꿔드립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헌법이란? 아버지가 뒤집어 엎었던 것. 박 당선인에게 헌재란? 청와대 근처에 있는 것. 박 당선인에게 헌재 소장이란? 대구·경북(TK) 출신이면 아무나 시키는 것. 박 당선인에게 이동흡이란? TK 출신.
헌재에게 이동흡이란? 6년 동안 ‘흡사마’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사람. 헌재에게 흡사마란? 6년 더 흡사마로 불러야 할지도 모를 사람. 헌재에게 흡사마란? 합헌 제조기. 헌재 연구관들에게 책이란? 자기들도 썼지만 흡사마 이름만 나가는 것. 헌재에게 관용차란? 흡사마에게만 1대 더 내줬던 것. 헌재에게 흡사마란? 요일제 피하려고 관용차 1대 더 요구했던 사람. 다른 뜻은요? 넉 달 동안 자기 짐 맡겼던 사람.
나쁜 남자 ‘흡’에게 헌재란? 자기 짐 맡겨두는 곳. 개인 창고. 흡사마에게 헌재란? 관용차 1대 더 내주는 곳. 흡사마에게 삼성이란? 송년회 때 경품 주는 곳. 다른 뜻은요? 딸이 취직한 회사. 흡사마에게 군대란? 병사들은 책 읽으면 안 되지만 자기는 논문까지 썼던 곳. 흡사마에게 검찰이란? 골프장 예약 대신 해주는 곳. 흡사마에게 박 당선인이란? 같은 TK 출신. 흡사마에게 헌재 소장이란? 헌재에 짐 찾으러 가려 했던 이유.
시민들에게 헌재란? 대한민국 헌법보다 조선시대 경국대전을 더 좋아했던 곳. 시민들에게 흡사마란? 이런 사람도 있구나. 다른 뜻은요? 그럴 줄 알았다. 시민들에게 인사청문회란? 기억 안 난다고 하는 곳. 다른 뜻은요? 죄송하다고 말해놓고 그냥 들러붙는 곳.
그럼 헌재레알사전식 대화를 나눠보겠습니다. TK군요. 헌재 소장 하시면 되겠어요. 네, TK끼리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저만한 강경 보수도 흔치 않죠. 마침 짐을 찾으러 가야 했는데 잘됐어요. 6년 동안 짐 맡겨놓을 창고로 헌재만 한 곳이 없죠. 관용차도 2대씩 나오겠죠. 인사청문회에서 빠지면 재미없는 위장 전입, 증여세 탈루 의혹도 있어요. 헌법재판관 6년 동안 수입보다 2억원을 더 쓰는 재주도 있죠. 연봉 1억원, 6년 동안 6억원이나 예금을 불렸죠. 그러고도 지출이 2억원이나 많아요. 신기하죠. 게다가 자녀들은 국가가 이자를 지원하는 무이자 학자금 대출을 6679만원이나 받았어요. 아껴야 잘 살고, 여당 정치인에게 후원금도 내죠. 그런데 송년회 경품은 어디서…. 레알레알레알~.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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