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
CBS라디오 출연, 검증의혹과 별개로 “그 연배에 총리하는 게 가능한가”
박 당선인에 “비선조직·가족 의존해 인사하면 100% 실패” 쓴소리도
“성공한 법조인들 의식구조 가족과 돈에 국한…슬픈 현실” 아쉬움 토로
박 당선인에 “비선조직·가족 의존해 인사하면 100% 실패” 쓴소리도
“성공한 법조인들 의식구조 가족과 돈에 국한…슬픈 현실” 아쉬움 토로
‘박근혜 정부’가 출범 이전부터 ‘밀실 검증’이 자초한 후폭풍에 휘말려들고 있다.
이상돈 중앙대 교수(법학)는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용준 총리후보자가) 어쨌든 총리가 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만일에 총리가 되면 그야말로 야당 도와줄 뻔 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박근혜 당선인에 의해 새누리당에 영입돼 비상대책위원과 정치쇄신특위 위원을 맡았으며 새누리당에 정치 개혁을 요구해온 대표적 인사다.
이 교수는 김용준 총리후보자의 총리 부적격 사유로 언론 검증 과정에서 드러난 부동산 투기나 아들 병역말고 다른 사유를 제시했다. 이 교수는 “헌재 소장을 했던 분이 10년 이상 전혀 사회적인 활동이 없다가 이렇게 총리를 한다는 것이 가능하겠느냐에 굉장히 회의적이었다”며 “정부 자체의 신뢰를 떨어뜨려 결국 야당한테 좋은 일을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김 후보자) 본인과 우리 사회가 무심했던 것이 과연 헌법재판소장이라는 막중한 자리를 지낸 분이 인수위원장 하는 건 몰라도, 그 나이에 총리를 하겠다는 게 그 연배에 가능한 것인가”라며 “국민의 일반적 개념은 아니었다고 본다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또 총리를 하겠다고 나설 정도면 국민들이 문제가 되고 있는 정치·사회·경제 현안에 대해서 총리 후보자가 어떠한 식견과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아야 되는데 거기에 대해서 알려진 바가 거의 없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김용준 후보자로 인선이 이뤄진 데 대해 이 교수는 박근혜 당선인의 의사결정 구조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 교수는 “비선조직, 아들이나 가족이나 부인 같은 사람의 의사에 의존해서 결정하면 그 대통령은 100% 실패한다. 김영삼대통령 말기 때 아들의 경우도 그랬고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당하게 된 것도 말년 경호실장한테 임무를 벗어나는 힘을 준 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문제가 ‘박근혜 스타일’의 문제라고 지목했다. 그는 “인사에서는 보안도 중요하지만 예측성이 있어야 하고 결과적으로 국민적 공감대가 있는 인사가 돼야만 성공한다. 보안을 강조하게 되면 실수가 나올 수가 있다. 결과가 나쁘게 되면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박 당선인은 과거 대통령과 달리 카리스마라는, 자신만의 역할로 당선된 부분이 제일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지명자와 김용준 총리 후보자의 잇단 문제점에 대해서 고위직 법조인의 의식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김용준 총리 후보의 낙마에 대해 “ 우리 국민들이 특히 땅 문제에 대해서는 굉장히 민감하고 아무리 자식 문제라고 하더라도 병역 문제도 굉장히 민감하다. 본인이 잘 파악을 못한 것”이라며 “저도 서울대 법대를 나왔지만 우리나라에서 성공했다는 법대인들의 의식구조가 신랄하게 말한다면 가족과 돈에 국한돼 있다. 좀 슬픈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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