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연상되는 장면 묻자
대북정책은 긍·부정 평가 엇갈려
대북정책은 긍·부정 평가 엇갈려
<한겨레>가 창간 25돌을 맞아 독자가 실시간으로 신문의 취재·제작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한 ‘열린 편집회의-톡톡하니’가 3일 첫선을 보였다. 첫 주제는 ‘박근혜 정부 출범 100일’이었다. <한겨레>가 오전 편집회의를 거쳐 <인터넷한겨레>와 <한겨레모바일>을 통해 독자들에게 ‘지난 100일 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박근혜 정부에 대해 어떤 장면이 먼저 떠오르는지요?’라는 질문을 던지자 다양한 의견과 평가가 쏟아졌다.
독자들이 가장 많이 지적한 것은 ‘인사 실패’와 ‘윤창중 사태’였다. 아이디 ‘moe21c’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인사 실패다. 윤창중의 성추문 추태부터 장관, 헌재 소장 등 주요 요직에 검증 안 된 사람들, 특히 장삼이사보다 나을 것 없어 보이는 이들을 대거 발탁한 대통령의 그 ‘무감각’이 두렵다”고 꼬집었다. 아이디 ‘konstar’도 “인사에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윤창중 같은 자를 대변인에 임명한 것은 대통령의 명백한 실수”라고 짚었다.
이런 반응은 새 정부 출범 전후 잇따른 인사 사고로 ‘박근혜식 인사스타일’에 대한 비판이 광범위하게 확산된 결과로 보인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김용준 총리 후보자가 각종 의혹으로 인사청문회를 거치기도 전에 자진 사퇴했고, 새 정부 출범 뒤에도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 5명의 장·차관급 인사가 도덕성 문제 등으로 줄줄이 낙마하면서 인사 실패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직접 발탁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달 대통령의 방미 수행 중 지원요원 여대생을 성추행한 사건은 ‘박근혜식 나홀로 인사’가 낳은 참사로 꼽힌다.
국정원 직원의 댓글 조작과 관련한 의견도 많이 나왔다. 지난 대선 때 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이 잇따라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선 반대와 지지가 엇갈렸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 등으로 대북관계의 경색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 대해 갈등을 격화시킨다는 비판적인 여론과 함께, 박 대통령의 대북 대응 기조를 원칙 있고 차분하다고 보는 긍정적 평가가 공존하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디 ‘송호필’은 “대북정책의 총체적 실패가 생각난다”고 했고, 아이디 ‘wineade’는 “대북정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요즘은 ‘이러다 전쟁 나는 거 아니야’라는 걱정이 든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아이디 ‘konstar’는 “대북정책을 굳건하게 우리 의지대로 이끌었고 북한을 냉정하게 대하기 시작한 것은 잘한 점이다. 6월 방중으로 중국과의 관계는 더욱 개선될 것이고, 북한은 다시 손을 내밀지 않을 수 없다. 그게 정상적인 대북관계다”라고 평가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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