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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북, MB 때처럼 상봉만 하고 금강산관광 않을 거라 판단한 것”

등록 2013-09-22 20:12수정 2013-09-22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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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어떻게 될까 l 전문가 전망
■ 북한, 이산가족 상봉 왜 연기했나? 전문가들은 금강산 관광 재개에 소극적인 남한 정부의 태도에 대해 북한이 전략적으로 대응한 것이며,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포석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세현 원광대 총장(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에서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을 이산가족 상봉 이전으로 잡았고, 그것을 우리가 뒤로 미뤘다. 북한으로서는 이명박 정부 시절처럼 이산가족 상봉만 하고 금강산 관광 재개나 인도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산가족 상봉이 북한에는 체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치적 부담이 큰 사업임에도, 남한 정부가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할 것으로 예상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또 개성공단 정상화 과정 등에서 북한이 박근혜 정부의 원칙론에 끌려갔다는 평가를 받자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주도하는 듯한 남북관계를 방치하면 앞으로 5년 내내 주도권이 남쪽으로 넘어가버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회담 연기를 발표하며 통합진보당의 이석기 의원 사건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북은 남북관계도 중요하지만 남한 내 동조·지지세력과의 연대도 중요하다는 태도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세현 총장은 “반북 소동으로 가면 남북관계 개선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가 모두 힘들다. 이번 발표에 이 의원 사건이 거론된 것은 실제 의도와는 거리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남북관계 개선하려면
금강산 관광 재개해야”
정부에 유연한 태도 주문 많아

■ 남북관계 경색, 어떻게 풀어야 하나? 전문가들은 남북관계 경색의 장기화를 우려하면서 ‘유연성’을 갖고 대화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북한과 통일부의 성명 모두 감정적이었다. 개성공단 정상화 과정을 반면교사 삼아 우리가 먼저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회담의 재개를 제안해야 한다. 북한도 두 사안의 연계 가능성을 따져 곧 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도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한다. 한국 정부가 먼저 신뢰를 보여주는 계기로 금강산 관광 재개를 먼저 제안하는 유연한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개성공단이 가동되고 있기 때문에 남북관계가 지난 4월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북 대화가 재개되기 위해 박근혜 정부가 원칙론을 고수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많았다.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연구실장은 “북한에 대해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식으로 대응하지 말고 민간단체들의 남북공동행사를 허용하고 인도적 지원을 강화하는 등 대승적 자세를 견지하면 남북대화를 복원할 명분과 계기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박근혜 정부가 이렇게 행동해야 스스로 강조하는 ‘신뢰’를 북한으로부터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박근혜 정부는 개성공단 재가동이나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모든 현안에서 북한의 양보를 받겠다는 자세가 강하다. 통일부가 이산가족 상봉 연기를 ‘반인륜적’이라고 비난했는데, 이렇게 말하면 문제 해결이 더욱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한, 남북관계 풀리면 보수결집 안돼”
당분간 6자 나서지 않을 것 예상도

■ 6자회담 어떻게 되나? 어떻게 푸나?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북한 핵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쥔 미국의 역할을 강하게 주문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핵-경제 건설 병진 정책을 제시하고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 적극 나오고 있고,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직접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6자회담 재개를 촉구하고 나섰다”며 “오바마 행정부가 대화를 회피해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친다면 한반도에서의 미국의 역할을 방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6자회담으로 가기 위해서는 미국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미국이 대화에 나서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북한은 핵 보유를 기정 사실로 해서 과거와 다른 협상 구도를 만들려 하고, 미국은 2012년 2·29 합의 이전으로 돌아가려고 한다”며 “이를 풀기 위해서는 북-미 물밑 접촉을 통해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고 미국은 6자회담에 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현재로서는 거기까지 가려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의 부정적인 태도 탓에 6자회담의 전망이 상당히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있었다. 정세현 총장은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핵무기 비확산 쪽으로 가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되면 (한국이라는) 큰 무기시장이 사라진다. 미국 경제가 악영향을 받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원하지 않는”고 봤다. 그는 또 “한국 정부에서는 미국의 입장에 따라야 한다는 사람도 많고, 국내 정치적으로도 남북관계가 잘 풀리면 보수 결집이 안 된다”며 당분간 미국도 한국도 6자회담에 적극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어영 강태호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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