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활동 요원 최소 8명
같은 컴퓨터·공유기 사용 증거
해명과 달리 조직적 정황 뚜렷
같은 컴퓨터·공유기 사용 증거
해명과 달리 조직적 정황 뚜렷
최소 8명 이상의 국군 사이버사령부(사이버사) 요원들이 특정 아이피(IP·인터넷 주소)를 이용해 대선 여론조작 및 정치개입 게시물 700여건을 ‘오늘의 유머’(오유) 누리집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여럿이 한 아이피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군이 조직적으로 활동했다는 점이 한층 분명해졌다. 국가정보원의 댓글 공작이 확인된 ‘오유’에서 사이버사도 같은 활동을 벌인 것은 국정원과의 연계를 보여주는 정황이기도 하다. 22일 <한겨레>가 입수한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의 ‘오유’ 누리집 분석 결과를 보면, 사이버사 소속 군무원으로 확인된 8명을 포함해 34명이 특정 아이피 하나를 함께 쓰며 지난해 야당 대선 후보 비판 등의 글 707건을 올렸다. 사이버사 요원으로 확인된 8명 외에 26명도 같은 아이피를 사용하고 비슷한 게시글을 올린 점에 비춰, 사이버사 요원일 가능성이 높다. 같은 아이피를 썼다는 것은 같은 컴퓨터나 인터넷 공유기를 이용했다는 뜻이다. 군 당국의 주장처럼 사이버사 요원들이 개인적으로 인터넷 활동을 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아이디들은 해당 아이피를 통해 지난해 2월7일부터 대선 직전인 12월8일까지 매일 1~9개의 게시글을 ‘오유’에 올렸다. 글 내용은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의 서해 남북 등거리 평화수역 설정 정책과 관련해 “이 양반 청와대 비서실장도 했잖아. 임동원이랑 같은 ×소리를 지껄이나 몰라”라고 비난하는 등 야당 정치인 비판과 이명박 대통령 옹호, 제주해군기지 건설 촉구, 종북몰이 등이 주를 이뤘다.
대부분의 게시글은 로그인을 하지 않은 채 익명으로 작성됐고, ‘오유’의 다른 게시판에 올린 글들은 지금도 남아 있는 반면 시사게시판에 올린 글들은 대부분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지난 8월 국정원에 대한 국정조사 기간에 국회에 제출된 ‘오유’의 서버에 여러 사이버사 요원이 같은 아이피를 반복적으로 사용한 흔적이 남아 있어 덜미가 잡혔다. 사이버사가 활용한 아이피가 드러남에 따라 수사기관이 사건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단서가 확보됐다.
이상규 의원은 “국정원에 이어 군이 대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커지는 의혹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 사이버사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시사게이트 #15] ‘국정원 게이트’ 닮아가는 ‘군인 댓글’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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