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직권상정’ 합법? 불법?

등록 2013-11-17 19:53수정 2013-11-17 22:19

국회법 “불가”-인사청문회법 “가능”

강 국회의장 “상정하겠다” 논란
민주 “선진화법 취지 감안해야”
새누리 ‘역풍 우려’ 협상 모색
강창희 국회의장이 지난 15일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에 빨리 합의하지 않으면 본회의에 직권상정하겠다”고 여야 원내지도부에 통보한 뒤, 정치권에선 직권상정 가능 여부를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국회의장실은 “인사청문회법을 적용해 직권상정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민주당은 “직권상정을 금지한 국회선진화법의 취지를 감안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여야의 합의 절차를 존중하기 위해 국회가 지난해 개정한 국회법 85조(국회선진화법)는 △천재지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여야 원내대표와의 합의 등 3가지 경우에만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황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가 이 요건들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직권상정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국회의장실은 공직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절차는 국회법이 아니라 인사청문회법이 적용되는 만큼 직권상정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권한과 요건을 제한한 국회법 85조는 법안과 예산안 처리에 해당하는 것이지 인사청문 절차와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국회의장실이 직권상정의 근거로 들고 있는 조항은 ‘위원회가 정당한 이유 없이 기간 내에 임명동의안 심사 또는 인사청문을 마치지 아니한 때에는 의장은 이를 바로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고 명시한 인사청문회법 9조3항이다.

반면 민주당은 법 규정을 단순 해석할 때는 직권상정이 가능해 보인다 하더라도, 국회선진화를 위해 국회법을 개정한 입법 취지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정성호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인사청문회 절차와 관련해선 인사청문회법을 따를 수 있다고 할지라도, 국회선진화법의 정신에 비춰 절대 임명동의안을 직권상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인사청문회법 9조3항을 적용하더라도, 황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지연되고 있는 게 아닌데다 ‘부의’가 곧바로 표결 절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이유로 직권상정은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안건을 토의에 부치는 ‘부의’와 토의한 뒤에 표결하는 절차를 의미하는 상정은 엄연히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런 판단에 따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황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임명동의안 직권상정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면서도 정치적 부담을 우려해 야당과 협상을 계속 모색하겠다는 기류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직권상정은) 국회의장실이 법리 검토를 거쳐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안에서는 국회의장이 헌정 사상 전례가 없는 임명동의안 직권상정을 밀어붙일 경우 맞닥뜨릴 역풍 가능성 등을 우려해 일단 야당과의 물밑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때문에 황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수헌 송호진 기자 minerv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