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수용(왼쪽), 지재룡(오른쪽)
정부 “리, 당 정치국 확대회의 참석”
중 소식통 “지, 만델라 분향소 들러”
중 소식통 “지, 만델라 분향소 들러”
장성택 조선노동당 행정부장의 숙청 이후, 리수용(왼쪽 사진) 전 스위스대사의 처형설, 지재룡(사진) 중국 주재 북한대사의 본국 소환설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이들의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장 전 부장의 측근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금고지기 역할을 했던 리수용 노동당 부부장이 처형됐다”고 보도했다. 리 부부장은 1998년 스위스 주재 북한대사에 임명됐고, 김정은 제1비서의 베른 유학 중에 그의 후견인 역할을 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리철이라는 이름으로 스위스에 머물며 현지에 숨긴 김 위원장의 자금 약 40억달러(4조2000억원)를 관리했는데, 이 자금을 둘러싸고 김 제1비서 쪽과 대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그의 처형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지난 8일 장성택을 숙청하기 위해 열린 당 정치국 확대회의 사진에 그의 모습이 등장한다. 그의 처형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 전 부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지재룡 중국 주재 북한대사의 경우 일찍부터 본국 소환설이 제기됐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지 대사가 10일 오후 베이징 주재 남아공대사관에 마련된 넬슨 만델라의 분향소에 들렀다”고 말했다. 지 대사는 9일 오후에도 중국 주재 쿠바대사관이 주최한 연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 대사는 장 전 부장과의 친분으로 북한 외교의 간판으로 떠올랐고, 2004년 장 전 부장의 실각 때도 최룡해 현 총정치국장과 함께 쫓겨났다가 돌아왔던 인물이다. 장 부장의 숙청에도 지 대사가 평소와 다름없이 활동을 하는 것은 그가 더 이상 장 전 부장의 측근이 아니거나, 측근임에도 이번 숙청에서 살아남았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현재 지 대사가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향후 지 대사의 운명은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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