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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미군기지 이전비로 전용’도 못막아
분담금 배정 사전조율 합의는 성과

등록 2014-01-12 20:48수정 2014-01-13 08:44

9차 협정 성과와 한계
외교부가 12일 발표한 제9차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은 분담금 관련 사전협의 강화, 주한미군 방위비 예산·결산의 투명성 제고 등 일부 제도를 개선했다. 그러나 △분담금 총액 감축 △분담금 전용 금지 △축적된 분담금 우선 사용 △협정 유효기간 단축 등 실질적으로 방위비 분담 규모를 줄일 방안들은 포함되지 못했다.

성과로는 분담금의 편성과 관련해 한-미가 사전에 협의하도록 한 것을 꼽을 수 있다. 한국 정부가 분담금의 항목별 배정액만 통보받았던 것을 배정액 추산에서 결정까지 한·미가 공동으로 검토·평가하도록 했다. 또 항목별 방위비 배정 검토 결과를 군사 보안을 지키는 한에서 국회에 보고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동안 사업 목록만 건네받았던 군사건설 분야도 사업 목록과 사업 설명서를 1년 전에 받아 한-미가 함께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을 편성하도록 했다. 이밖에 주한미군 군수지원 분야 사업에 참여하는 중소기업과 미군에 근무하는 한국인 노동자를 보호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그러나 그동안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요구해온 분담금 감축 방안은 거의 반영되지 못했다. 제8차 방위비 분담 협정 기간인 지난해 3월까지 미군 기지 이전 전용액, 분담금과 편성액의 차액, 이월액, 불용액 등 집행되지 않은 금액은 1조352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이 분담금을 먼저 사용해야 하며, 이를 고려해 이번에는 분담금의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그럼에도 이런 내용은 이번 협정에 거의 반영되지 않았고, 오히려 분담금은 지난해보다 5.8%나 올랐다.

분담금 미집행액과 관련해 외교부의 한 관리는 “미군 기지 이전을 위한 부지 조성·설계 지연, 주민들과의 이견 등으로 사업이 더딘 경우가 많다. 미국도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기지 이전 사업이 금년부터 내년에 집중적으로 진행되면 거의 다 소진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담금 가운데 군사건설비를 미군기지 이전 비용으로 전용하는 문제도 이번 협정에 반영되지 않았다. 외교부는 “과거 우리 정부가 이런 전용을 묵인하고 양해했다”며 기존 분담금의 전용을 사실상 인정했다. 그러나 이는 애초 미군의 주둔 경비로 사용해야 할 한국의 분담금을 미군이 스스로 부담해야 하는 기지 이전 비용에 편법 전용한 것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분담금을 총액으로 책정한 뒤 실제 편성액이나 사용액과 차이가 생겨도 이를 모두 지급하는 문제점 역시 해소되지 않았다. 그동안 이 문제를 두고는 포괄적 총액 산정 방식이 아니라, 항목별 소요 산정 방식으로 분담금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협정 유효기간도 문제다. 국회의 예산 심의를 강화하고 비용·제도 개선을 원활히 하기 위해 협정 유효기간을 3년 정도로 줄이자는 의견이 나왔으나, 이 또한 이명박 정부 때 정한 5년으로 유지됐다. 노태우~노무현 정부 때는 협정 유효기간이 2~3년이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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