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
무라야마 “국민적 합의 얻은 담화”
무라야마 도미이치(사진) 전 일본 총리가 12일 “아베 신조 총리도 ‘무라야마 담화’를 부정할 수 없으며, 담화를 부정하면 그 각료는 그만둬야 한다”며 우경화로 치닫는 아베 총리에게 자신이 낸 담화의 계승을 촉구했다. ‘무라야마 담화’는 그가 총리로 재직하던 1995년 8월15일 제2차 세계대전 패전 50돌을 맞아 일본의 침략정책과 식민지 정책으로 고통당한 아시아 국가에 사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의당 초청으로 전날 한국을 방문한 그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한 한-일 관계 정립’을 주제로 한 강연회에서 “과거 전쟁을 반성하고 일본이 새로 태어나야 한다고 생각해 담화를 발표했다. 개인이 아니라 내각이 결정한 담화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담화는 양보해선 안 되며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우경화 행보를 우려하면서 과거 역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아베 정권도 1차 내각에서 담화 계승을 명확히 했다. 국민적 합의를 얻은 담화이기 때문에 아베 총리도 담화를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 헌법은 평화를 바라는 헌법이다. 이 헌법을 유지하는 것이 일본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며 일본의 군국주의화의 위험을 지적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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