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제욱 청와대 국방비서관 (전 사이버사령관)
수사 6개월만에 청 국방비서관과
‘주요 핵심’ 옥도경 사령관 교체
후임은 소장 격상…심리전 확대
‘사건 축소·은폐하나’ 비판 일어
‘주요 핵심’ 옥도경 사령관 교체
후임은 소장 격상…심리전 확대
‘사건 축소·은폐하나’ 비판 일어
정부는 사이버사 대선개입 의혹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혀온 연제욱(사진) 청와대 국방비서관(전 사이버 사령관)을 의혹 수사 6개월이 넘은 22일 경질했다. 국방부는 그러나 대선개입 의혹을 낳았던 대국민 사이버 심리전을 더 확대한다는 방침 아래 사령관을 준장급에서 소장급으로 높여 논란을 예고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2일 국방부 브리핑에서 “연제욱 청와대 국방비서관을 교육사 부사령관으로 발령했다. 군 사이버사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연 전 비서관이 군과 사이버사 요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향후 수사에 적극 협조하기 위해 스스로 옮기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 전 비서관은 지난 2011년 11월부터 대선 직전인 2012년 10월까지 군 사이버사령관으로 복무했다. 그가 재직 당시 정치개입 댓글 작전을 지시(<한겨레> 1월21일치 1면)하고 청와대 및 국방부에 작전결과 보고를 주도(<한겨레> 2월10일치 3면)한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수사 당국은 그에 대해 한 차례 참고인 조사를 하는 것으로 그쳐 ‘봐주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어 왔다. 더욱이 그동안 계속적인 경질 압박도 무시하던 정부가 온국민의 관심이 세월호 침몰 참사에 쏠려있는 이 시점에 슬그머니 경질한 것도 주목된다. 연 비서관의 후임으로는 장혁 현 국방비서관(소장·육사 39기)과 장경석(소장·육사 39기) 장군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번 사건의 또다른 핵심인물로 사건 초기 수사선상에 올랐던 옥도경 현 사이버사령관도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인데, 국방부는 그 후임으로 조현천(육사 38기) 소장을 내정했다. 사이버사령관을 기존 준장에서 소장으로 지위를 높인 것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500여명 수준인 사이버사 인력은 오는 2017년까지 1000명 정도로 증원한다는 계획이다. 사령관을 소장급으로 올린 것은 대선개입 의혹에도 불구하고 사이버사는 확대해 간다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대국민 사이버 심리전도 계속할 방침이다.
지난 2월 발표된 ‘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한 세부 행동기준’을 보면, 군 통수권자 비방이나 정치 현안 관련 찬성·반대의 글을 온라인으로 올리는 것은 금지하지만, 정치 개입의 빌미가 돼온 군 통수권자 보필이나 정부·국방 정책 홍보를 위한 것은 금지하지 않고 있다. 국방부는 또 사이버사 요원들이 네이버·다음 등 포털사이트 게시판이나 트위터·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익명으로 사이버심리전을 펼치는 것도 예전처럼 허용할 방침이다.
김민석 대변인은 “사이버 전력증원은 점증하는 북한의 사이버위협에 맞선 대응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야전에서 사단장을 역임한 소장급 인사를 사령관으로 뽑아 미래지향적으로 사이버전력을 발전시킨다는 국방부의 적극적인 조치”라고 밝혔다.
하어영 박병수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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