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가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서 밝혀
이혜훈 “대통령 탄핵되는거 모르나”
이혜훈 “대통령 탄핵되는거 모르나”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가 2일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저의 출마를 권유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대통령의 선거중립 의무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같은 당 상대 후보가 “대통령이 탄핵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느냐”고 강력 반발하고, 야당도 “박 대통령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정몽준·이혜훈 후보와 함께 참석한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정책토론회 머리발언에서 “박 대통령에게 힘을 모아주기 위해서는 우리가 6·4 지방선거에서 기필코 승리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해 장내를 술렁이게 만들었다. 경선 초반부터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전화 통화 사실을 공개하는 등 ‘박심 마케팅’을 적극 활용해온 김 후보가 경선 막바지에 접어들며 노골적으로 ‘박심’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자 이혜훈 후보가 정면으로 대응했다. 이 후보는 “(이 발언은) 핵폭탄 아니냐”며 “대통령은 선거중립에 엄정한 의무를 지고 있다. 대통령이 누구에게 출마를 권유하면 탄핵되는 것을 모르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저는 10년간 박근혜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공천 살생부에 8번 올랐고, 사찰을 수없이 당했지만 제 이익을 위해 대통령을 팔아본 적이 없다. 대통령을 이렇게 위험으로 모는 발언을 하는 분이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서 뭘 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 후보는 “저를 도와주는 분들이 대통령 당선에 헌신했고, 대통령의 생각을 받아서 저를 돕는 것 아닌가 짐작해 말한 것”이라고 해명하며 수습에 나섰다.
야권은 김 전 총리의 발언과 관련해 일제히 공세를 퍼부었다.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김 후보 발언이 사실이라면 박 대통령은 명백하게 선거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이고, 이혜훈 후보의 말처럼 탄핵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조사해서 엄정하게 조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도 논평을 내 “당장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라며 “김 후보가 밝힌 대로라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사유와는 비교도 안 되는 노골적 선거개입”이라고 비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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