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왼쪽 사진 가운데)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이완구 “일부 교포들이 비극적 참사를 정치적으로 악용”
황우여 등 지도부 일제히 ‘촛불 집회’ 겨냥 “정치 선동”
황우여 등 지도부 일제히 ‘촛불 집회’ 겨냥 “정치 선동”
새누리당 지도부가 12일 세월호 침몰 희생자를 추모하고 정부와 여당의 무능한 대처를 비판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정치 선동’에 의한 것이라고 일제히 매도했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엄중한 시기임에도 이 틈에 정치적 선동하고 (세월호 참사를) 악용하는 정치 세력이 있는 마당에, 국민들 지켜보고 있으니 우리는 더욱 자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문종 사무총장 역시 “(온 국민의) 분노와 고통을 부채질하는 정치적 악용은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이라며 “희생자 가족에 이중, 삼중 고통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정치적 선동’, ‘정치적 악용’을 하고 있다고 지목한 대상은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를 애도하고 정부·여당에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촛불 추모제 등의 행사를 주최하는 시민단체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0일 경기도 안산 문화광장, 서울 청계 광장, 부산시 부산역 앞 등에서 ‘세월호 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와 ‘세월호 침몰 사고 문제 해결을 위한 안산 시민사회연대’ 등의 주최로 열린 추모 집회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원탁회의니, 연석회의니 하면서 등장하고 있다”며 “추모와 반정부 투쟁이라는 옥석이 구분되어야 한다. 범민련(조국통일범민족연합) 같은 이적단체까지 움직이고 있어 충격이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심 의원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를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전교조는 학생들에 대한 무책임한 정치 선동을 중단하고 학생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여당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민적 슬픔과 분노는 특정 단체에 정치적으로 선동당한 것으로 폄하하면서, 비판의 중심에 선 정부와 청와대는 적극 보호하고 나선 것이다.
또 새누리당 지도부는 미국의 교민들이 지난 1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즈(NYT)에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진신을 밝히라’는 제목으로 싣은 광고도 한 목소리로 성토했다. 새 원내 사령탑을 맡은 이완구 원내대표는 “해외 일부 교포들이 이 우리의 비극적인 참사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뉴스를 접하고 정말 참담하다”며 “이렇게 광고비가 몇 만 불 드는데 (차라리) 유가족을 도워줘야 하지 않았나 싶어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광고를) ‘슬퍼하지도 좌절하지도 말고 힘내라’라는 광고 문구가 (뉴욕타임즈에) 떴다면 우리나라가 한 마음 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됐을까(하는 마음에) 아쉽다”고 덧붙였다.
정우택 최고위원 역시 “일부 재미 교포들이 뉴욕타임즈에 광고를 하려고 모금 운동을 전개한다는 보도를 봤다”며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외국에서 이용하는 수단으로 움직있는 데 경계 말씀을 드리면서 현명하신 국민과 교포가 잘 대처해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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