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시민단체에 무명의 시민들
사전투표 캠페인·포스터 등 눈길
‘무한도전, 선택2014’ 열기도 한몫
사전투표 캠페인·포스터 등 눈길
‘무한도전, 선택2014’ 열기도 한몫
‘5월30일~31일 미리 투표하고 나드으리 가자. 투표는 국민에 대한 으리’
‘투표 안 하면 앙~대요, 사전투표 대요~대요~’
‘서촌’이라 불리는, 주말이면 방문객으로 붐비는 서울 경복궁 서쪽 옥인길에 24일 오후 5시께 붉은색, 파란색, 녹색의 원색 3종 포스터가 나붙기 시작했다. 10여곳의 커피숍, 잡화점, 미술관 벽에 붙었다. 사람들의 눈길이 모였다. 너도나도 인증샷을 찍기에 바빴다. 잡화점 ‘옥인상점’을 운영하는 설재우씨는 “젊은 분들 몇몇이 찾아와 포스터를 붙이겠다고 해서 허락했다. 사전투표일까지는 붙여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명의 시민들이 투표 독려에 나선 것이다.
올해 지방선거는 6월4일이다. 하지만 5월30일과 31일의 사전투표까지 합하면 사흘 동안의 기회가 주어진다. 2012년 총·대선을 달궜던 ‘투표 참여’ 캠페인이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는 ‘사전투표 참여’ 캠페인으로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청년연합·서울지역대학생연합 등 12개 청년단체가 참여하는 청년유권자 네트워크는 군부대 밀집지역이나 대학에 사전투표소 설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사전투표제 홍보가 부족해 청년층 투표 하락이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네트워크는 21일 성명을 내 “공직선거관리규칙(제68조2항)에서는 군부대 밀집지역 등이 있는 경우 해당 지역에 사전투표소를 추가로 설치·운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양무지개연대 2.0’은 투표마켓 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투표 캠페인에 참여하기로 한 지역의 기업과 상인들이 30일부터 사전투표한 유권자에게 각종 제품을 할인해 주겠다고 한다.
사전투표 알리기에 봇물을 튼 것은 <문화방송>(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었다. ‘무한도전’은 ‘선택 2014’라는 특집으로 ‘무한도전 10년을 위한 차세대 리더를 뽑는 대국민 선거’를 선관위 도움을 받아 실제 선거 그대로 재연했다. 투표에는 총 45만여명이 참가했으며, 5월17~18일 전국 11곳에서 벌어진 사전투표에만 8만3000여명이 참가했다. 투표 전국 1등을 위해 여의도 문화방송 사옥 앞에 텐트를 친 2인부터, 게시판에 “경기도에는 왜 (사전)투표소가 없느냐”(시청자 이나라)며 항의를 하는 시청자까지 등장했다. ‘무한도전’은 누리집에서 6·4 지방선거 사전투표, 본투표 독려를 계속하고 있다.
문제는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는 사전투표 투표 조작, 투표우편물 바꿔치기 의혹 등이다. 김영헌 중앙선관위 언론팀장은 “인터넷 등에 ‘사전투표를 하지 말라’고, 투표를 조작하거나 투표 우편물을 바꿔치기 해도 알 수 없다고 올리는 글이 있어 고발한 경우도 있다”며 “사전투표는 9차례 모의시험을 거친 만큼 엄정하게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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