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야당 간사인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왼쪽 셋째)과 야당 의원들이 2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아 결의문을 낭독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진도/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야 특위위원만 실종자 가족 찾아
“여야 일정도 못맞추나” 비판
새정치 “여당서 연기 통보”
새누리 “그런 사실 없다”
“여야 일정도 못맞추나” 비판
새정치 “여당서 연기 통보”
새누리 “그런 사실 없다”
“여야 합의해서 내려오지도 못하나. 이게 뭐 하는 건가.”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첫날부터 여야의 이견으로 반쪽이 됐다. 국정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심재철)는 국정조사 시작일인 2일 첫 일정으로 전남 진도의 실종자 가족을 방문하기로 했으나 새누리당이 불참해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등 야당 위원만 진도를 찾았다. 실종자 가족들은 정치권의 무책임한 태도를 꾸짖었다.
한 실종자 가족 어머니는 팽목항 현장을 찾은 야당 쪽 특위 위원들에게 “실종자 가족 만나러 온다면서 여야 일정도 같이 못 맞추느냐. 어떤 부모가 자식이 아직 바다에 있는데, 특별법 만들어진다고 고마워해야 하느냐”며 “마지막 한 명까지 구할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오라. 우리가 힘든 거 안다면 미리 준비해서 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다른 실종자 가족 아버지는 “선거나 월드컵 지나면 우리는 잊혀지는 것 아닌가. 끝까지 책임져주기는 하는 거냐”며 “국회의원 배지 떼고 아빠·엄마의 심정으로 일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간담회를 마친 뒤 김현미 국조특위 야당 쪽 간사는 “첫 일정은 야당 단독으로 왔지만,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다. 팽목항에 실종자 가족을 만나기 위해 부스를 만들었으며 또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야당 위원들은 이어 수색·구조 상황에 대한 해경의 브리핑을 듣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여야는 첫 일정 차질 이유에 대해 공방을 벌였다. 박범계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오늘(2일) 여야가 함께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기로 했던 세월호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일정이 새누리당의 일방적인 ‘연기 통보’로 야당만 참여한 반쪽짜리 특위로 전락했다. 심 위원장은 1일 오전 범정부대책본부에 전화를 걸어 ‘애초 2일 방문하기로 한 일정을 5일로 변경한다’고 통보했다고 한다”며 “현지 실종자 가족 등은 치료 등 다른 일정을 잡았다”면서 일정이 어긋난 상황을 설명했다.
심재철 국조특위 위원장은 새누리당 국조특위 회의에서 “저는 범대본에 연락한 적이 없다. 어제 아침 범대본에 전화했다는 것은 야당의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여당 쪽 조원진 간사는 “가족들이 오지 말라고 하는데 굳이 현장에 가는 건 지방선거에 대비해 정쟁으로 몰고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초 여야는 세월호 유가족으로부터 국정조사 합의 당시 6월2일 업무 개시와 동시에 진도의 가족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청취해 달라는 요구를 받았으며, 새누리당도 이를 약속한 바 있다. 하어영 기자, 진도/서영지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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