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짜에 같은 금액 입금
교수 연봉 감안하면 ‘비정상’
사외이사 맡은 기업서
연구 프로젝트 ‘셀프 수주’도
최 후보쪽 “청문회서 해명”
교수 연봉 감안하면 ‘비정상’
사외이사 맡은 기업서
연구 프로젝트 ‘셀프 수주’도
최 후보쪽 “청문회서 해명”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부부의 금융자산이 2012년 9월부터 2014년 5월까지 2년이 채 안 되는 동안 16억여원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특히 같은 금액을, 같은 날짜에, 같은 금융기관에 넣어 자금 출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제출한 최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서의 소득금액증명과 납세증명에는 이런 거액의 증가를 뒷받침할 내용은 찾을 수 없었고, 최 후보자 쪽에서도 해명을 준비중이라고만 밝혔다.
25일 문병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에 따르면 최 후보자 부부가 신고한 금융자산 17억9820만원 중 93.8%를 차지하는 16억8675만원이 최근 21개월 사이 늘어났다. 눈길을 끄는 것은 두 사람의 예금 행태다. 대부분의 예금을 같은 날, 같은 금액을, 같은 금융기관에 넣은 것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2년 최 후보자 부부는 저축은행 세 곳에 4500만원씩 각각 1억3500만원씩, 2억7000만원의 정기예금을 들었다. 2013년 들어 최 후보자 부부는 3개 저축은행에 각각 4700만원씩, 또다른 3개 저축은행에 4500만원씩 동시에 정기예금을 들었다. 생명보험 연금상품에 각각 1억3320만원을 함께 선납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 최 후보자 부부는 케이디비(KDB)산업은행에 각각 1억원씩 2건의 정기예금을 들었다. 올 상반기에만 부부의 금융자산이 4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이렇게 2년에 못 미치는 기간 동안 늘어난 두 부부의 금융자산이 16억원을 넘었다.
이 기간에 두 명 다 교수인 최 후보자 부부의 연봉은 1억원대였고, 별도로 최 후보자가 2013년 8월부터 삼성미래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얻은 소득은 2억3650만원이었다.
문병호 의원은 “평생을 교수로 살아온 최 후보자 부부가 7억~8억원 상당의 아파트 두 채와 약간의 부동산이 있는 것에 더해 17억9000여만원이나 되는 금융자산이 있다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최 후보자는 금융자산의 소득 출처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추가 자료를 성실히 제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자료를 보면, 최 후보자는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재직 시절이던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포스코아이시티’(옛 포스데이타)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이 회사가 발주한 프로젝트를 자신의 연구실이 맡도록 수주했다. 이는 기업의 투명경영을 위해 감시와 견제의 임무를 해야 할 사외이사직을 겸직하는 교수들이 해당 회사로부터 ‘대가성’ 프로젝트를 받은 사례여서 ‘셀프 수주’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최 후보자는 포스코아이시티 사외이사로 선임된 다음달인 2006년 4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이 회사의 후원을 받아 자신이 주임교수로 있는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인터넷 융합 및 보안연구실(MMLAB)’에서 ‘와이브로 멀티캐스트 브로드캐스트 서비스’라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실은 이어 2007년 5월부터 2008년 4월까지 포스코아이시티가 후원한 ‘와이맥스 멀티캐스트 브로드캐스트 서비스 임플리멘테이션’이라는 별도의 프로젝트를 또 수행했다. 프로젝트 결과가 한국통신학회 등 국내외 학회에서 발표될 당시 역시 공동발표자로 최 후보자가 올라갔다.
한편, <한겨레>는 예금자산 증가와 관련해 최 후보자 쪽에 이유를 물었으나 “(해명을) 준비중”이라는 답만 들을 수 있었다. 셀프 수주 의혹과 관련해서는 “해당 연구실 소속 교수는 맞으나 연구용역과 관련된 연구자로 등록되어 있지 않아 연구용역비를 사용한 바가 없었다”며 “다만 연구논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다른 연구원이나 교수 등이 참여하는 경우 공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것이 당연해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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