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7·14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인제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잇단 인사 참사의 원인은 크게 보면 정당의 후진성 때문”이라며 “이번 전당대회는 새누리당이 ‘후진 정당’에서 ‘현대 정당’으로 혁신하는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 24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정당은 정치엘리트가 계속 성장해야 하는 그릇인데, 한국 정당에는 선거꾼이나 득실댄다. 정권을 잡은 뒤에야 정책 역량이 있는 사람을 급하게 찾다보니 인선도 어렵고, 객관적인 검증도 안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의원은 인터뷰 내내 열정적으로 정당개조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인사 참사 책임론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 등 민감한 질문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대표가 되면 당을 어떻게 바꾸려 하나?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우리가 살고 있는 문명이 얼마나 허술하고, 이를 관리하는 국가체제가 얼마나 문제가 많은가’에 대해 자각하게 했다. 이제 국가개조는 시대 명제가 됐다. 그 시작이 정당개조가 되어야 한다. 나는 아주 빠른 속도로 새누리당을 현대 정당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서청원·김무성 의원 ‘양강구도’를 뒤집을 전략이 있나?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이번 전대에서는 줄세우기·네거티브 같은 구태의연한 전략·전술이 통하지 않을 것이다. 당원·대의원들은 세력이 크고 권력을 누리려는 사람이 아니라, 당을 혁신할 사람을 찾고 있다.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그걸 가능하게 하는 게 ‘1인2표제’다. 한 표는 관성에 따라 세력이 큰 사람 쪽에 던질 수 있으나, 다른 한 표는 혁신을 위해 반드시 저를 택할 거다.”
-‘박심(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전대 결과에 영향을 미칠까?
“이번에도 ‘박근혜 대통령과 가깝다’, ‘원래 내가 더 가깝다’고 하는 낡은 논쟁이 있다. ‘박심’을 자꾸 앞세워 말하면 그게 오히려 박근혜 정부를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거다.”
-6·4 지방선거에서 국민이 박 대통령에게도 경고의 메시지를 줬지만, 국정기조는 바뀌지 않고 있다.
“일거에 큰 변화를 기대하는 건 무리다. 그러나 박 대통령 스스로 ‘민심의 바다’의 변화에 대해 더 치열하게 대응하고 있을 것이다. 국민들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소통 부분도 본인이 더 노력할 거다.”
-국무총리 후보자가 연속 낙마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하나?
“당의 후진성 때문이다. 정권을 잡은 뒤 정책 역량이 있는 사람을 여기저기서 급하게 찾다보니 인선 자체도 어렵고, 객관적인 검증도 안 된다. 빨리 당을 현대 정당으로 만들어 정치엘리트들이 무성한 숲처럼 가꿔나가야 한다.”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한 책임론이 나온다.
“비서실장도 결국 비서다. 무슨 독립된 권한이 있겠나. 비판할 게 있으면 대통령을 비판하면 되지, 비서를 붙잡고 이야기하는 건 성숙하지 못하다.”
김수헌 서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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