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권은희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당선자가 광산구 수완동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광주/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7·30 재보선 당선자] 광주 광산을 권은희
국정원 수사 외압 폭로 경찰관
공천파동·재산축소 논란에 ‘시련’
“국정원 댓글사건 끝나지 않았다”
국정원 수사 외압 폭로 경찰관
공천파동·재산축소 논란에 ‘시련’
“국정원 댓글사건 끝나지 않았다”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예상대로 권은희(40)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당선됐다. 권 당선자는 30일 저녁 당선 인사말을 통해 “오직 정의의 한길로 가고 진실이 가리키는 곳으로 달려가겠다”고 밝혔다.
애초부터 권 당선자는 당락보다는 득표율이 관심거리였다. 권 후보는 60.61%의 득표율로, 장원섭 통합진보당 후보(26.37%)를 제치고 당선이 확정됐다.
권 당선자는 30일 “새누리당이 끊임없이 음해하고 공격했음에도 유권자들께서 변함없이 믿어주시고 품어주셨다. 그 선택에 응답하는 부끄럽지 않은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선거 내내 전국적으로 눈길을 끌었던 그는 재산신고를 놓고 혹독한 정치권 진입 통과의례를 치렀다. 그는 이를 의식한 듯 “정의를 추구하는 광주정신이 권은희의 운명이 되었다. 권력이 국민을 겁박하는 시대에 맞서 정의의 파수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불온한 시대에 제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약한 대로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과 세월호 특별법 제정, 새로운 광주정치 실현 등을 이행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그를 전략공천하자 새누리당은 ‘보상 공천’이라며 역공을 펼쳤다. 선거 과정에서는 남편의 직업이 부동산 임대업이고 남편의 재산을 줄여 신고했다는 문제제기가 잇따랐다. 심지어 그의 득표율이 60% 이하면 사실상 패배라는 분석까지 확산됐다. 이런 악재들로 그의 폭발력은 기대보다 낮아졌고, 유권자의 관심도 시들해지면서 투표율이 22.3%에 그쳤다. 하지만 당락이 바뀌는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2년 전까지만 해도 그는 대중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은 경찰관이었다. 2012년 대선 당시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으로 재직하며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댓글 사건에 대한 수사외압 의혹을 폭로하면서 그의 운명은 달라졌다. 온라인에서 그를 지키려는 서명운동이 번졌고, 참여연대와 리영희재단이 주는 ‘의인상 특별상’과 ‘리영희상’ 등을 받으며 유명인사로 떠올랐다.
광주 출신인 그는 1997년 전남대 법대를 졸업하고 4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04년 변호사 개업을 했다가 2005년 경정으로 특채돼 경찰공무원이 됐다. 이후 9년 동안 용인·서초·송파·관악 등지 경찰서에서 근무했다.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뒤에는 경고를 받고 총경 승진에 누락되는 시련을 겪어야 했다. 그는 끝내 “국정원 댓글 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세상에 알리겠다”며 사직했다. 이어 “현실에 거리를 두면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가 없다. 국가를 정의롭게, 국민을 편안하게 만들겠다”며 정계에 뛰어들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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