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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호남 민심, 이정현 선택한 이유는?
유권자들 “무기력한 야당에 경고 보낸 것”

등록 2014-07-31 00:41수정 2014-07-31 01:41

7·30 순천·곡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새누리당 전남 순천·곡성 후보로 출마한 이정현(오른쪽) 당선자가 30일 저녁 당선 확정 소식을 듣고 파안대소 하고 있다. 순천/연합뉴스
7·30 순천·곡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새누리당 전남 순천·곡성 후보로 출마한 이정현(오른쪽) 당선자가 30일 저녁 당선 확정 소식을 듣고 파안대소 하고 있다. 순천/연합뉴스
[새누리 후보로 18년 만에 호남 입성] 지역구도 ‘흔들’
이 당선자 “지역민, 정치 바꾸는 위대한 첫걸음”
순천대 의대 유치·일자리 등 ‘예산 폭탄’도 효과

전남 순천·곡성 선거구에서는 이정현(55·새누리당) 당선자가 야당의 텃밭에서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이 당선자는 49.36%를 득표하며 40.4%를 얻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서갑원(52·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따돌렸다. 이 당선자는 고향인 곡성뿐 아니라 순천에서도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는 1988년 국회의원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26년 만에 처음으로 광주·전남 지역구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후보란 기록을 세웠다. 그의 말대로 “예산 폭탄을 퍼부어” 지역 구도를 뛰어넘은 것이다.

이 당선자는 “순천시민과 곡성군민이 정치를 바꾸는 위대한 첫걸음을 내디딘 것을 감격스럽게 생각한다. 유권자들이 이 어려운 선택을 한 만큼 결실을 맺도록 도와달라”고 당선 소감을 말했다. 그는 “표를 주신 분들이 이정현이 잘나서가 아니라 일단 한번 기회를 주겠다는 의미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명분보다 실리, 정당보다 인물을 내세운 선거전략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을 뒤흔들었다. 선거 초반 10%포인트 이상 뒤지던 지지율 열세를 극복한 그의 저력과 뚝심은 대단했다. 그는 “지역발전을 위해 예산 폭탄을 퍼붓겠다. 지역구도를 타파하는 물꼬를 트겠다”고 표심을 파고들었다. 또 유권자들에게 잔여임기 1년8개월만 자신을 써보고 마음에 안 들면 버리라며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밑바닥 표심을 겨냥한 △순천대에 의대 유치 △정원박람회장의 국가공원화 △일자리 창출 등 공약이 먹혀들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후보간 균열을 극복하지 못했다.

선거 과정에서 후끈 달아오른 여야의 맞대결은 투표율을 51.0%로 끌어올렸다. 사전 투표율이 13.2%로 전국 평균인 7.9%보다 높았던 것도 이런 치열한 양파전 구도를 반영한 것이다. 여기에다 18·19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 후보가 잇따라 당선하고, 지방선거에서도 무소속 출신 시장이 재선하는 등 제1야당의 조직력이 약화된 정치지형이 영향을 미쳤다.

이 당선자는 유권자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위상은 결코 앞에 내세우지 않았다. 정당과 조직도 활용하지 않고 홀로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선거운동을 펼쳤다. 실제로 그는 애초 박 대통령과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2007년 박근혜 대선후보의 공보특보를 맡은 뒤 신임을 얻어 18대 비례대표 의원을 지내며 입지를 다졌다. 19대 총선에선 새누리당 간판을 달고 불모지나 다름없는 광주서을에서 39.7%를 득표해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타고난 성실성과 따뜻함으로 지역의 여론 주도층과 서민층한테 두루 인기를 모았다.

이 당선자 쪽은 “동원하지 않은 유권자들이 연호를 하고 박수를 치면서 변화를 감지했다. 여당 후보에게 자발적으로 마실 것을 갖다주는 모습이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심상찮은 기류에 위기감을 느낀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도부가 총출동해 서 후보를 지원했으나 텃밭을 지키지 못했다.

순천시민 진병화(51)씨는 “이번 결과에는 무기력한 야당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가 담겼다. 지역 일꾼을 뽑아 실리를 챙기고 영남을 향해 지역감정을 먼저 허물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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