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실장, 국가안보실장, 외교부 장관, 통일부 장관이 다 모여서 기껏 짜낸 꾀가 이것밖에 안 됩니까?”
지난 7일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취소 사태를 지적하며 청와대 비서진을 겨냥해 ‘얼라’(어린이를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라고 꼬집었던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8일 통일부 국정감사에서도 청와대를 향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이어갔다. 이날 유 의원의 질타 대상에는 김기춘 비서실장도 포함됐다. 유 의원은 한때 핵심 ‘친박’(친박근혜)이었다.
유 의원은 이날 류길재 통일부 장관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지난 4일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북한 핵심 실세 3인방이 남쪽을 방문했을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거부한 것을 두고, “우리가 북쪽에 대통령 면담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 어떻게 대통령 면담 카드를 그렇게 쓰냐”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이어 “(북쪽과) 물밑 대화를 자주 해서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된다”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렇게 제안하고 무시당하는 일이 생기느냐. 그것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들이 잘못하지 않았나”라고 거듭 질타했다. 그는 “다음에 북한 애들이 오면 똑같이 ‘대통령 만날래, 안 만날래? 이럴 거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류 장관은 “북쪽이 거절했다기보다는 정중하게 (우리 쪽에) 양해를 구한 것”이라며 “남북 간 일이기 때문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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