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청에 차려진 판교 환풍구 덮개 붕괴 사고 대책본부를 찾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4.10.18 (성남=연합뉴스)
당 대표 방문시 시·도당위원장이 수행하는 관례 벗어나…
당 일각선 ‘친박-비박 거리감 보여주는 예’ 분석도
당 일각선 ‘친박-비박 거리감 보여주는 예’ 분석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경기도에서 발생한 ‘야외공연장 환풍구 추락사고’ 현장에 가면서 새누리당 경기도당위원장인 ‘친박계(친박근혜계)’ 함진규 의원에게 연락도 하지 않은 것으로 것으로 알려졌다. 당 대표가 특정 지역을 공식 방문할 때는 해당 지역의 시·도당위원장을 대동하는 게 관례라서, 친박과 비박 간 관계가 당 안팎의 관측보다 더 틀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성남 판교 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에서 환풍구 추락사고가 발생한 뒷날인 18일 대책본부가 마련된 분당구청을 찾아 수습 상황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는 이군현 사무총장과 김학용 당대표 비서실장, 김희국 재해대책위원장 등이 동행했다. 그러나 경기도당위원장인 함진규 의원은 함께 하지 않았다. 함 의원은 이날 지도부 방문과 상관없이 별도로 사고 현장을 둘러봤다. 함 의원은 별도로 방문했다가, 현장을 찾은 이군현 사무총장과도 마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 관례에 견줘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당 대표가 특정 지역을 공식 방문할 때는 대부분 해당 지역의 시·도당위원장이 당 대표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같은 날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김태년 경기도당위원장이 사고 현장을 찾은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조정식 사무총장, 박홍근 당대표 비서실장 등을 안내했다.
함 의원은 <한겨레>와 전화 통화에서 “(대표가 경기도에 올 때 경기도당위원장을 부르는 게) 당연한 관례이긴 한데 이번엔 (대표 비서실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사고로 경황이 없긴 했겠지만 당에서 미리 연락을 해주는 게 맞았다고 본다”고 했다.
이번 일을 두고 당 일각에선 친박과 비박의 거리감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는 분석이 나온다. 함 의원은 최근 친박 몫으로 조직강화특위에도 들어간 대표적인 친박 의원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 취임 이후 당직 인선, 당무 감사, 개헌론 등 현안과 관련해 친박의 불만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조만간 친박과 비박이 충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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