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새누리, 특검까지 거론하며 서둘러 선긋기

등록 2015-04-14 22:17수정 2015-04-14 23:45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뒤)가 1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 중 전화를 받으려고 회의장 밖으로 나가고 있다. 앞은 유승민 원내대표.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뒤)가 1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 중 전화를 받으려고 회의장 밖으로 나가고 있다. 앞은 유승민 원내대표.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긴급 최고회의 ‘총리 거취’ 논의
이완구 감싸다간 공멸 위기감
유승민 “당 살리는길 고민해야”
새누리당이 14일 오후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3000만원을 건넸다고 지목한 이완구 국무총리부터 수사할 것을 요구했다. 정면으로 사퇴를 요구한 것은 아니지만 수사 대상자가 현직 총리직을 유지하는 것이 부적절한 만큼, ‘우선 수사 요구’ 자체가 사실상 이 총리에게 자진 사퇴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는 물론 현직 총리까지 연루된 사상 초유의 스캔들에서 당을 ‘분리’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지원 일정을 일부 취소하고 긴급최고위원회를 소집했다. 수사 지휘권자가 수사 대상으로 뒤바뀐 상황에서, 공정한 수사를 하려면 특검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당내 의견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는데, 총리 거취 문제도 깊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고민은 많이 했지만, 최고위에서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도 “총리는 계속 직을 유지하든지 그만두든지 둘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는 “총리의 거취 자체를 지도부가 거론하기 부담되는 상황인 만큼, 본인 스스로 알아서 결정할 문제라는 뉘앙스로 해석해 달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사실상 이 총리의 자진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한 비수도권 의원은 “현직 총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거라고 보는 국민들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검찰 조사에 앞서 깨끗하게 사퇴하는 게 옳은 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새누리당 안에서는 이번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된 인사들을 ‘잘라내지’ 않고는 당장 4·29 재보궐선거는 고사하고, 당의 존립마저 불투명하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리스트에 나온 대로 2011년 한나라당 경선 당시 1억원을 수수했을 가능성에 대한 정황이 계속 나오면서, 언급된 다른 인사들의 금품 수수 의혹도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도권의 새누리당 재선 의원은 “지역구 행사에 갔더니, ‘뭐 꺼림칙한 거 없냐’는 질문이 나올 정도로 여당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해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른바 ‘차떼기 파동’과 ‘탄핵 사건’을 거론하며 “무엇이 당이 사는 길이고, 무엇이 임기를 3년 남긴 대통령을 보호하는 길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3~2004년 당시 한나라당이 최악의 위기에 몰렸던 대표적인 두 사건을 언급한 것은 그만큼 이번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대한 위기의식이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번 파장에 대해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이미 재보궐선거 패배를 고민하는 수준을 벗어났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 비공개회의에서도 김성태·권성동 의원 등이 특검 도입을 강력히 주장했고,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역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최고위에서는 서청원·김태호 최고위원이 “특검을 준비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반대해, 이 총리에 대한 조속한 수사를 검찰에 촉구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다만 “야당이 특검을 요구한다면 저희들은 언제든지 (특검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