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총리와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성완종-이완구, 두 사람의 관계는
새누리당이 14일 검찰에 “이완구 총리부터 수사하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한 것은, 2013년 충남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선거 때 당시 이완구 후보에게 3000만원을 건넸다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생전 증언 때문이다. 당시 재선거 상황과 이완구-성완종 두 사람의 관계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 총리의 핵심 반박 논리 중 하나는 성 전 회장과 그리 친분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숨진 성 전 회장의 주머니에서 ‘성완종 리스트’ 메모가 발견되자, “같은 충청 출신이라는 점 외엔 (성 전 회장과) 인연이 없다. 그가 만든 충청포럼에도 가입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2013년 8월~지난달까지
만난 날짜·장소·시간 등 적혀
“특별한 인연없다”
“속내 주고받는 사이 아니다”
이완구 거짓해명 논란
홍문종 18번·허태열 6번 등
‘리스트 8명’ 62차례 만난 기록 하지만 이런 입장을 무색하게 만드는 자료가 속속 나오고 있다. <제이티비시>(JTBC)는 이날 성 전 회장의 활동을 기록한 일지 가운데 2013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20개월치를 입수했다며 그 내용을 공개했다. 이 기록에는 날짜별로 몇시에 누구를 어디서 만났는지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8명은 지난 20개월간 성 전 회장과 62차례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서도 기록상 가장 빈번하게 성 전 회장을 접촉한 것으로 나오는 인물은 이 총리다. 이 총리는 지난 20개월간 모두 23차례 성 전 회장을 만난 것으로 나온다. 성 전 회장과 이 총리는 의원 시절에는 대부분 국회의원회관에서, 성 전 회장이 의원직을 잃은 뒤에는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 양식당 등 호텔 식당에서 만난 것으로 기록돼 있다고 <제이티비시>는 전했다. 또 성 전 회장이 대선자금 명목으로 2억원을 건넸다고 밝힌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의원회관과 여의도 일식당 등지에서 18차례 성 전 회장을 만난 것으로 기록됐다고 한다. 홍 의원 역시 성 전 회장과 특별한 인연이 없다는 해명을 내놓은 바 있다. 또 성 전 회장이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7억원을 제공했다고 밝힌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6차례 만난 것으로 돼 있다고 한다. 성 전 회장이 선거자금 3000만원을 지원했다고 주장한 2013년 4월24일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선거 상황도 주목받고 있다. 이 선거는 오늘의 ‘이완구 국무총리’를 있게 만든 재기의 발판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 추진에 반대하며 2009년 충남도지사직을 던진 이 총리는 2012년 혈액암 투병을 끝내고 재선거에서 당선됐다. 성 전 회장은 숨지기 전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그 양반(이 총리) 공천해야 한다고 서병수(당시 새누리당 사무총장)한테 나도 말하고, 많이 거들고, 이 양반은 큰일 해야 하실 분인데라고도 (했어요)”라고 말했다. 갈수록 불리한 자료가 쏟아지면서 이 총리는 여론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성 전 회장과 함께 나선 선거유세 사진 등 친분관계를 보여주는 수많은 ‘증거’들이 나오자 ‘톤 다운’에 나서긴 했지만, 이 총리는 여전히 성 전 회장과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그는 13~14일 이틀간의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2년 동안 (경남기업과 충남도가) 아주 심하게 소송을 진행했다”며 성 전 회장과의 ‘악연’을 부각시켰다. 또 “성 전 회장과 동향 출신이고 함께 국회의원을 지내 나쁠 리 없었지만 속내를 주고받는 사이가 아니다”라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이 총리의 이런 해명은 거듭 거짓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그러던 중 성 전 회장의 일지가 등장했다. 성 전 회장의 변호인인 오병주 변호사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성 전 회장은 매우 꼼꼼한 성격으로 다이어리에 매일 일정을 10분 단위로 기록했다”고 말했다. 노현웅 황준범 기자 goloke@hani.co.kr
만난 날짜·장소·시간 등 적혀
“특별한 인연없다”
“속내 주고받는 사이 아니다”
이완구 거짓해명 논란
홍문종 18번·허태열 6번 등
‘리스트 8명’ 62차례 만난 기록 하지만 이런 입장을 무색하게 만드는 자료가 속속 나오고 있다. <제이티비시>(JTBC)는 이날 성 전 회장의 활동을 기록한 일지 가운데 2013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20개월치를 입수했다며 그 내용을 공개했다. 이 기록에는 날짜별로 몇시에 누구를 어디서 만났는지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8명은 지난 20개월간 성 전 회장과 62차례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서도 기록상 가장 빈번하게 성 전 회장을 접촉한 것으로 나오는 인물은 이 총리다. 이 총리는 지난 20개월간 모두 23차례 성 전 회장을 만난 것으로 나온다. 성 전 회장과 이 총리는 의원 시절에는 대부분 국회의원회관에서, 성 전 회장이 의원직을 잃은 뒤에는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 양식당 등 호텔 식당에서 만난 것으로 기록돼 있다고 <제이티비시>는 전했다. 또 성 전 회장이 대선자금 명목으로 2억원을 건넸다고 밝힌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의원회관과 여의도 일식당 등지에서 18차례 성 전 회장을 만난 것으로 기록됐다고 한다. 홍 의원 역시 성 전 회장과 특별한 인연이 없다는 해명을 내놓은 바 있다. 또 성 전 회장이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7억원을 제공했다고 밝힌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6차례 만난 것으로 돼 있다고 한다. 성 전 회장이 선거자금 3000만원을 지원했다고 주장한 2013년 4월24일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선거 상황도 주목받고 있다. 이 선거는 오늘의 ‘이완구 국무총리’를 있게 만든 재기의 발판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 추진에 반대하며 2009년 충남도지사직을 던진 이 총리는 2012년 혈액암 투병을 끝내고 재선거에서 당선됐다. 성 전 회장은 숨지기 전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그 양반(이 총리) 공천해야 한다고 서병수(당시 새누리당 사무총장)한테 나도 말하고, 많이 거들고, 이 양반은 큰일 해야 하실 분인데라고도 (했어요)”라고 말했다. 갈수록 불리한 자료가 쏟아지면서 이 총리는 여론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성 전 회장과 함께 나선 선거유세 사진 등 친분관계를 보여주는 수많은 ‘증거’들이 나오자 ‘톤 다운’에 나서긴 했지만, 이 총리는 여전히 성 전 회장과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그는 13~14일 이틀간의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2년 동안 (경남기업과 충남도가) 아주 심하게 소송을 진행했다”며 성 전 회장과의 ‘악연’을 부각시켰다. 또 “성 전 회장과 동향 출신이고 함께 국회의원을 지내 나쁠 리 없었지만 속내를 주고받는 사이가 아니다”라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이 총리의 이런 해명은 거듭 거짓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그러던 중 성 전 회장의 일지가 등장했다. 성 전 회장의 변호인인 오병주 변호사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성 전 회장은 매우 꼼꼼한 성격으로 다이어리에 매일 일정을 10분 단위로 기록했다”고 말했다. 노현웅 황준범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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