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좌파 성명 갈무리
‘중태 농민 시위대 폭행 의혹’ 제기 김 의원 패러디 성명 화제
민중 총궐기 대회에서 경찰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진 농민 백남기(68)씨가 물대포 때문이 아니라 다른 시위대에게 폭행당해서 위중해졌을 거라는 의혹을 제기한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을 비꼬는 패러디 성명이 나와 화제다.
청년좌파는 19일 김성일 대표 명의로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의 폭력사태 의혹을 제기함’이라는 제목의 성명(▶바로 가기 )을 냈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김도읍 의원은 ‘동영상이 약간 모호하지만, 빨간 옷을 입은 한 사람이 쓰러져 있는 농민에게 주먹질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영상이 찍혀 있다’며 검찰총장 후보자에게 ‘잘 검토해보라’고 주문했다”며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역시 이를 거들며 ‘이게 상해의 원인이 됐다고 보여지는데, 철저히 수사해보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성명은 이어 “그런데 해당 기사의 사진을 보면 사진이 약간 모호하지만, 김도읍 의원이 질문을 받고 있는 후보자에게 주먹질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 인사청문회에서 김도읍 의원이 김수남 검찰총장 후보자를 두드려팬 것은 아닌지, 우리는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이 의혹이야말로 철저히 수사되어야 한다. 왜냐면, 김도읍 의원이 주장하듯이 문제의 동영상이 ‘주먹질을 하는 것처럼’ 보이려면 각고의 노력과 자기최면을 기울여야 하지만, 이 사진에서 김도읍 의원이 주먹을 들어보이고 있다는 것은 너무도 명확해 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고는 “정부와 여당은 앞으로 인사청문회 등 공식 자리에서 아무리 화가 나는 일이 있더라도, 주먹 대신 물대포를 사용하시기 바란다”며 “왜냐면, 주먹질을 하는 것 같은 느낌만으로도 사람은 쉽게 중태에 빠지지만, 살수차로서는 아무리 가까이서 아무리 강력한 세기로 사람의 머리를 강타해도 상해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앞서 김도읍 의원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김수남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백남기씨가 쓰러질 당시의 영상을 틀어준 뒤 “동영상이 모호하지만 빨간 상의 입은 한 사람이 농민에게 주먹질하는 영상이 있다”며 “그 농민이 현재 위중한 원인이 어디에 있었는지 명백하게 수사 초기에 상흔들을 면밀하게 확인해보라”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오후에도 이 장면을 상영하며 김 후보자에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의 김진태 의원도 “빨간 우비 입은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 (백씨에게) 가서 몸으로 덮쳤다. 다른 사람을 구호조치하려고 하는데 굳이 저기서 올라타는 장면이 나온다”며 “이게 상해의 원인 제공이 됐다고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진태 의원은 김 후보자에 “확실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쓰러진 백씨를 구하려 달려든 사람 중 한 명이 백씨에게 충격이나 상해를 가하는 바람에 백씨가 중태에 빠진 것일 수 있다는 게 김도읍·김진태 의원의 주장이다. 이 의혹과 관련한 동영상은 일간베스트(일베) 사이트에서 처음 유포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새누리 의원들 “농민 중태, 물대포 아닌 빨간 우비 남성이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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