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홍철 녹색당 후보 선거운동원들. 사진 변홍철 후보 페이스북
진보 정당은 이번 선거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보수의 본산 대구에서 녹색당 후보가 30%가 넘는 지지율을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키기도 했다.
대구 달서갑 지역구에 출마한 녹색당 변홍철 후보는 14일 새벽 끝난 4.13 총선 개표 결과 30.1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투표를 한 유권자 세 명 가운데 한 명이 녹색당 후보를 찍은 셈이다. 이 지역구에선 새누리당 곽대훈 후보가 69.88%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번 선거에서 보수의 본산인 대구에선 정의당과 노동당, 녹색당 후보가 각각 1명씩 모두 3명 출마했다. 변홍철 후보는 녹색당 후보 가운데 대구 지역 첫 총선 출마자다. 변 후보는 지난 1월 총선 출마를 선언하며 “이번 총선은 한 지역구의 선거가 아니라 대구 전체 유권자들에게 녹색당의 가치를 알리는 의미의 선거”라고 말했다.
변 후보는 1998년부터 2008년까지 <녹색평론> 편집장과 편집주간을 지냈고, 2011년부터는 녹색당원으로서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이번 선거에선 대구의 현안으로 낙동강의 ‘겨울 녹조’와 ‘식수’, ‘미세먼지’를 비롯한 환경 문제를 강조해 의미 있는 호응을 얻었다. 변 후보는 14일 낮 페이스북에 “성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며 “대구 지역에 작은 희망의 씨앗을 함께 심어 주신 유권자들, 녹색당 당원들, 지지자들, 가족과 이웃들을 기억하겠습니다. 이 씨앗이 싹을 틔워, 아름답고 풍요로운 나무로 자라도록,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라는 낙선 소감을 남겼다.
대구 북구을에 출마한 정의당 조명래 후보도 8.13%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이 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컷오프됐던 무소속 홍의락 의원이 52.33%를 득표해 당선된 지역이다. 조명래 후보는 진보신당 소속이던 2010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해 10.2%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었다.
대구 중구남구에 출마한 노동당 최창진 후보는 4.18% 지지율에 그쳤다. 이 지역구에선 새누리당 곽상도 후보가 60.67%의 득표율로 당선됐고, 더불어민주당 김동열 후보가 22.5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변홍철 녹색당 후보. 사진 변홍철 후보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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