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경제특위 가동 밝혀
김종인 “정부 청사진 제시를”
국민의당도 적극 대화 의지
여권선 ‘주도권 뺏길라’ 우려
청와대 “정치권 지원역할 그쳐야”
김종인 “정부 청사진 제시를”
국민의당도 적극 대화 의지
여권선 ‘주도권 뺏길라’ 우려
청와대 “정치권 지원역할 그쳐야”
야권발 기업 구조조정 논의가 본궤도에 오른 가운데 여당도 이에 화답하면서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여·야·정 합의체 구성이 곧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다만 각론에 있어 여야의 구상이 다른데다 여당과 청와대는 자칫 야권에 구조조정의 주도권을 뺏길까 우려하는 분위기여서 협의 과정에선 진통이 예상된다.
더민주는 22일 구조조정을 비롯해 경제정책 전반을 다룰 당내 ‘경제특별위원회’(가칭) 구성 계획을 밝혔다. 박광온 더민주 대변인은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으로는 더이상 성장 자체가 불가하다는 판정이 났기 때문에 경제정책 전반을 논의하는 티에프가 될 것”이라며 “당 안팎의 최고 전문가들을 모시기 위해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직접 인선 중이며 비대위원들에게도 좋은 분들을 추천해달라 요청했다”고 말했다.
애초 구조조정 논의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정책위의장과 특위 인선 등을 서두르려 했던 더민주는 한 박자 쉬어가는 모양새를 취했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야당의 입장에선 구조조정을 실질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정부 스스로가 면밀하게 현 상황을 인식하고 제대로 된 구조조정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의 현안에 선제적으로 나서 주도권을 쥐면서도 ‘책임 소재’는 명확히 한 것이다.
국민의당도 이날 기업 구조조정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이며 정부·여당과의 대화에 적극 참여할 뜻을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최고위 회의에서 “올해 남은 8개월은 우리 경제의 골든타임이다. 대통령과 정부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처방을 내놓지 않고 너무 시간을 지체시켰다. 대통령과 정부, 여야, 국회의 대화와 합의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정의당도 이날 브리핑에서 “당사자들의 충분한 협의를 기본 바탕으로 구조조정의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와대와 여당은 야권이 먼저 구조조정 필요성을 제안한 것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실제 구조조정 과정에서 야당의 ‘입김’이 거세질까 경계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주도권을 잡고 강력히 추진해야 하는데, 자칫 야당이 구조조정 범위와 폭, 자금 지원 등 구체적인 부분까지 개입할 경우 시기와 비용 면에서 적절한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치권에서는 구조조정에 필요한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는 등 지원하는 역할에 한정해야 한다. 정치적 논의에 휘말리면 구조조정을 안 하니만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제 활성화와 구조개혁법안 처리를 지체할 수 없다”면서도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미 일관된 원칙을 갖고 구조조정을 추진해왔으나 야당이 발목을 잡거나 관심을 두지 않아왔다”며 ‘견제’하는 속내를 내비쳤다.
기업 구조조정을 향한 ‘동상이몽’도 모처럼 의견을 모은 여·야·정 대화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 등 야권이 ‘구조조정 이전에 사회안전망부터 확보하라’고 주문하는 것과 달리 여당은 ‘노동개혁’ 등 구조조정을 위한 포석 작업에 방점을 찍고 있어서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야권이) 입으로 기업 구조조정을 말하면서 결국 노동조합에 휘둘려 이런저런 조건을 달아 구조조정을 좌초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엄지원 성연철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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