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통일이 미래라고 했는데, 국정원은 앞으로도 해외공작에 힘써달라”, “(청와대 만찬에 오른) 샥스핀도 전국에 유통되는 것의 최소 90~95%가 가짜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김어준의 <파파이스>와 함께 진행 중인 ‘종편때찌프로젝트’에서 TV조선·채널A 등 종합편성채널들의 청와대 ‘엄호’ 발언들을 분석해 26일 발표했다. 민언련은 지난 5일부터 이어질 2017년 대선까지 종편방송을 모니터링하고, 종편으로 인한 관련 피해 신고센터를 상시운영하고 있다.
8월 17일~21일까지 이뤄진 종편방송 분석(종편4사·보도전문채널 2사의 32개 시사토크 프로그램 대상)에서 종편들은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태영호 공사의 탈북 사건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채널A의 경우 29차례의 방송 가운데 23번(79.3%)에서 탈북 소재를 다뤄, 25차례 방송 중 13번을 탈북 이야기로 채운 TV조선(52.0%)보다 많았다. 방송의 내용이 ‘태영호 공사의 둘째 아들이 게임을 좋아한다’, ‘아이디는 무엇이고 몇 시간을 게임을 했다’, ‘아들들의 이성 관계가 복잡하다’ 등 신변잡기적이고 흥미 위주인 경우가 많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태영호 공사의 탈북은 자발적 탈북으로, 북한 체제의 불안을 반영한 것”이라는 우리 정부의 주장과 달리 종편에서는 “정부가 공작 탈북시켰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점이 도드라졌다. 지난 18일~19일 채널A의 <뉴스TOP10>에 출연한 패널은 “(북한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김명철 소장이 ‘한국 정부가 돈과 여자로 (태영호 공사를) 유혹했다’고 한 말이 상당히 맞다”(19일), “북한에 상납해야 하는 돈을 우리가 주기도 한다”(18일)고 말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을 해야만 미래가 있다고 말했으니까, 국정원에서는 저런 공작을 더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북한에서는 이번 탈북을 두고 ‘한국 정부의 기획 탈북’이라고 주장하고 정부는 공식적으로 부인하는 상황이다.
한편 청와대 ‘호화 만찬’에 대한 ‘반박(?)’도 등장했다. 16일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에 출연한 현경병 전 새누리당 의원은 “철갑상어 양식이 전국 곳곳에서 잘 되고 있어서 철갑상어가 안 비싸다”, “샥스핀도 전국에 유통되는 것의 최소 90~95%가 가짜”라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그럼 청와대에서 가짜를 먹었단 말입니까?”하고 되묻기도 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도 같은 프로그램에서 “송로버섯이 버섯 전골처럼 왕창 넣는 게 아니다. 향신료처럼 살짝 뿌리는, 톡톡 뿌려 넣기 때문에 실제 들어가는 비용은 560원에서 650원 그 사이”라고 거들었다. 황태순 평론가는 지난해 11월 민중 총궐기 때
“경찰의 저지선이 뚫려서 시위대가 청와대까지 갔다면 대통령이 위수령을 발동해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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