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겸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 당 의장실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의장 취임 축하난을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을 통해 전달받으며 웃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정세균 의장 “욕 먹을 일 있으면 욕 먹겠다”
“난 사심이 없다. 결단이 필요하면 결단을 내리고, 욕먹을 일이 있으면 욕을 먹겠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겸 원내대표가 3일 기자들과 만나, 당 쇄신에 대한 각오를 비쳤다. 그는 “국회의원 3선을 하고 원내대표에 당 의장까지 했으니 더 바랄 게 뭐 있느냐”며 “비상집행위원회가 그냥 아무렇게나 제2 창당을 꺼낸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의장의 이런 발언은 비상집행위원회의 쇄신안 논의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당내 분란이나 상처를 감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 의장은 “지난 2001년 김대중 민주당 총재가 사퇴하고 ‘비상특별대책위’가 꾸려졌던 때보다 지금이 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당시에는 정권 차원의 각종 부패 스캔들이 꼬리를 물었어도 20%대의 지지율을 유지했는데, 지금은 정권 차원의 부정·부패 의혹이 불거지지 않았는데도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정 의장은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자마자 여당의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것은 초유의 일”이라며 “믿어지지 않지만 밖에 나가 민심을 들어보면 믿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집행위 등에서 ‘당 개혁 우선론’을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의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바꾸고 체질을 개선하지 않으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나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등 유력 대선주자들이 당으로 돌아오더라도 맥을 출 수 없다는 것이다. 정 의장은 “당을 개혁하지 못하면 대선주자가 아니라 대선주자 할아버지가 돌아오더라도 망하게 돼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측근들에게도 “생각이 아무리 다른 사람이라도 그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한 민심을 보고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천정배 법무부 장관도 지난 2일 열린정책연구원의 ‘정치아카데미 최고지도자 과정’ 비공개 강연에서 “문제의 원인을 총제적이고 근본적으로 진단해야지, 미봉책으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며, 당 전반의 체질개선을 주문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반통일 이미지 바꾸자
강재섭대표 “대북 퍼주기 용어 삼가자”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앞으로 한나라당이 ‘대북 퍼주기’라는 용어로 (대북지원을) 비난하는 것을 삼가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 원내대표는 3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프로그램 ‘열린토론’에 나와 “우리가 평화통일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서는 북한이 어느 정도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줘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또 “‘우리가 한 건 해줬으니까 북한에서도 이거 한 건 내놔라’하는 상호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무기지원이 될 수 있거나, 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현금 지원은 안 되지만 인도적 차원의 여러 지원은 과감하게 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 원내대표의 측근은 “잦은 ‘대북 퍼주기’ 발언 탓에 수구·반통일 세력으로 굳어진 당의 이미지를 벗고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게 평소 강 원내대표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 원내대표는 2007년 대선의 당내 후보경선에 나설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 “아직 상장은 안되어 있지만 내년 6~7월 상장 예정인 기업이 우리 주식시장에 많이 있듯이 우리 당도 마찬가지”라고 말해, 출마 뜻을 내비쳤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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