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이 문화부 장관 추천해달라고 해 해주니 그대로 되더라”
차은택 추진 행사에 “VIP가실거다”하면 행사마다 대통령이 나와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은택씨가 “최순실이 문화부 장관·청와대 수석직 등을 추천해달라고 해 내가 추천한 인물(김종덕·김상률·송성각)이 그대로 임명됐다”고 증언했다. 최씨가 장관 임명 등 인사문제에 개입해 온 정황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7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제2차 청문회’에서 차씨는 “최순실씨가 먼저 장관이나 수석이 될 만한 사람을 알아봐 달라고 추천을 요청했다”고 증언했다. 차씨는 “장관 (후보를 추천해달라는) 요청은 만난 지 한두 달 정도 지나고서 받았다”며 “문체부 장관후보자(정성근)가 탈락된 뒤 바로였다”고 말했다. 정성근 문화체육부 장관 후보자가 음주운전 및 개인사생활 불미스러운 일로 사퇴한 것은 2014년 7월께의 일이다.
차씨는 “청와대 수석직(김상률 수석을 추천한 것)은 2014년 말, 10월경이었던 것 같다”며 “송성각(콘텐츠진흥원장)도 거의 비슷한 시기였다”고 덧붙였다. 최순실이 장관감이나 수석감을 알아보고 다녔다는 것이다.
차씨는 “실제로 최순실이 여러 군데 관심을 가지고 있던 걸로 알고 있다. 문화 쪽은 저한테 얘기해서 그렇게 추천을 했다”고 말해, 문화부 장관이나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외의 다른 분야도 최씨가 알아보고 다녔을 가능성을 열어 뒀다.
최씨가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쳤다는 사실도 간접적으로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차씨는 “같이 (대통령의) 연설문을 검토하지는 않았지만, 최순실의 부탁을 받고 써 준 문화콘텐츠 관련 글이 대통령의 연설문에 몇 문장 그대로 나온 적이 있다. 그것을 보고 최순실이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쳐준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차씨는 또 본인이 추진한 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데 대해서 “(직접 부탁한 게 아니고) 최순실이 VIP가 나오실 것이라고 하면 대통령이 나왔다. 내가 먼저 부탁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저런 행사를 하겠다고 기획해 최순실씨에게 말하면 대통령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일정 전반에 최순실씨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얘기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