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이대 특혜입학 의혹 3인방 최경희전이화여대총장(오른쪽),김경숙 전체육대학장(왼쪽),남궁곤전입학처장(뒷줄가운데)등이15일오전국회에서열린‘박근혜정부의최순실등민간인에의한국정농단의혹사건진상규명을위한국정조사’제4차청문회에 정유라씨의이대입학특혜의혹관련증인으로나와자리를잡고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교수님’들의 민낯이 생중계됐다. 이화여대 핵심 보직에 있었던 교수들은 ‘정유라 특혜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특히 정씨 특혜 의혹의 중심 인물로 꼽히는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은 교육부 및 이대 자체 조사 내용까지 부정해 빈축을 샀다.
15일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제4차 청문회’에 참석한 김 전 학장은 정씨 학점 특혜 의혹에 대해 “학점 부여는 교수 개인의 권한”이라며 “(과제물을 내지 않고도 학점을 받았다는 사실을) 나중에 들었다”고 답했다. 이에 교육부 감사관은 “강사와 교수 4명으로부터 ‘김 전 학장이 지시했다’는 진술을 들었다”고 반박했다. 김 전 학장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자신에게 “정유라를 잘 돌봐달라”고 말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김 전 학장은 정유라가 이대에 지원했다는 사실을 남궁곤 당시 입학처장에게 알린 인물이다. 증인으로 참석한 남궁 전 처장은 “(김 전 학장이) 승마 유망주 아시안게임 이야기를 하고 정윤회씨 딸이 지원한지 모르겠다고 넌지시 말했다”며 “그 뒤에 인터넷을 검색해 정윤회씨의 딸 이름이 ‘정유연’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 전 학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최경희 전 총장은 교육부 감사가 부당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는 “정유라를 뽑으라고 지시하지 않았다”며 “한두 번 부적절한 언사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부분(특혜)은 없었다. 짧은 시간에 여러 조사를 교육부에서 했는데, 내가 선생들한테 들은 바에 의하면, 사실을 말씀해도 너무나 (교육부가 믿어주지 않았다)”고 답했다.
최 전 총장은 최순실씨와 만나게 된 경위에 대해 상식적이지 않은 답을 하기도 했다. 그는 “최순실씨를 두번 만났다. 학부모가 왔다길래 만났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교수님들도 총장 만나려면 몇 단계씩 거치고, 한참 전에 약속을 잡아야 한다’, ‘총장이 동네 반장님보다 만나기 쉬운 존재인 줄 처음 알았다’ 등의 글이 잇따랐다. 남궁 전 처장도 의도적으로 정씨를 뽑으려고 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금메달을 딴 선수를 뽑으라’는 말이) 결과적으로 (정씨의 합격에) 유리하게 됐을지는 모르지만 정씨를 특정해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교육부 감사관은 “(남궁 전 처장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면접위원 5명은 (그의 발언에) 영향을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8일 교육부는 정유라씨 부정입학 및 학사특혜와 관련해 이대를 특별감사한 결과, 정씨 입학 취소와 남궁 전 입학처장, 김 전 학장 등 2명의 해임을 요구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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