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안보관’을 문제삼으며 공격했다.
반 전 총장은 25일 오후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문 전 대표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을 받고 “대통령 되겠다는 분이 되자마자 미국보다 평양을 먼저 가겠다, 이런데 많은 사람들이 걱정한다”며 ‘안보관’에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지금 남북한 관계가 어떤 상태냐. 북한의 국제적 위상이 어떻냐, 안보리로부터 많은 제재를 받고 있는 나라, 거의 접촉이 끊어진 나라”라며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힐난했다.
반 전 총장은 문 전 대표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 관련 입장도 비판했다. 그는 “사드 배치에 대해 말씀이 오락가락한다. 비판이 오니 약간 바꾸고, 그런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직전 터져나온 유엔 북한인권결의와 관련한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의 자서전도 다시 거론했다. 그는 “몇달 전이지만, 송민순 전 장관이 자서전을 통해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유엔총회에서 토론하고 결의문 채택하는데 (문 전 대표가 청와대 비서실장 시절) 북한 입장을 들어보고 결정하자(고 했다), 이런 면도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저는 그때 (청와대와 정부에) 없어서 깊은 내용은 모른다”고 덧붙였다.
다만 반 전 총장은 문 전 대표의 안보관을 꼬집기 전엔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고 가까이 지낸 사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 밑에서 그분은 민정수석을 했고, 저는 외교보좌관을 했다. 민정수석과 외교보좌관은 업무관계가 많지 않지만, 자주 얘기하면 참 곧고 조용하지만 자기 할 일 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하고 평소 존경해왔다”고 했다.
문 전 대표와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는 데 대해 반 전 총장은 “지지율 격차는 국민들의 반응이라서, 그때그때 변하고, 제가 아직, 그분은 350미터 가있고, 저는 10미터도 못 간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사실 지지율로 말하면 최순실 게이트 나기 전에는 많은 경우에 제가 앞서 있었다. 정치적 상황이 저에게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와) 같은 기준, 같이 보는 경향이 있구나. 그런 점을 제가 의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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