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6년 전 소방서 119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나 도지사 김문수인데”라고 발언한 사건에 대해 “저는 제가 아주 잘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해 다시 누리꾼들의 비판을 사고 있다.
김문수 전 지사는 지난달 28일 방송된 채널A <외부자들>에 출연해 6년 전 “119에 왜 그렇게 하셨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저는 잘한 거라고 본다. 제가 아주 잘했는데”라며 “119의 총책임자가 도지사다. 제복 공무원들은 반드시 계급장은 어깨에 성명은 가슴에 붙이고 다닌다. 그런데 전화로 할 때는 이게 안 보이기 때문에 반드시 관등성명을 먼저 대고 그다음에 말하는 것이 전 세계 공통”이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이어 “그런데 암만해도 이 소방관이 (관등성명을) 안 하더라”라며 “반드시 (해야 하는) 기본적인 것을 안 하는 것을 보고 굉장히 당황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지사는 이어 “그 소방관이 제가 장난전화를 하는 줄 알고, 도지사인 줄 몰라서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제가 상당히 고지식한 사람이 되어서, 융통성이 있어서 대충 끊고 치워야 했는데 이걸 바로잡으려고 하다 보니까 문제가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저는 그게 아주 썩 잘못됐다 그렇게 보는 게 아니라 제 성격이 좀 너무 고지식하구나, 그런 반성을 좀 했다”며 말을 마쳤다.
김 전 지사는 2011년 12월 19일 낮 12시30분 남양주소방서에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도지사라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119상황실 근무자가 장난전화로 오인해 먼저 끊자 이를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에게 알렸다. 김 전 지사의 전화를 받은 소방관 2명은 당시 전보 조처됐다가 지나친 조처라는 논란이 일자 원직 복직됐다.
누리꾼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dream****’은 “한 사람의 장난전화로 위급한 생명이 사라진다는 걸 알아야지”라고 지적했고, ‘신림**’은 “119는 사건 접수를 위한 창구인데 거기서 왜 인원 점검을 한다는 건지. 관할 소방서에 직접 전화를 걸어서 저랬으면 조금이라도 이해해 줄 여지가 생기겠지만 당장 쓸데없는 통화 때문에 사건 발생 접수라도 놓쳤으면 어쩌려고 저랬는지, 그런데도 아직 자기는 잘했다니 참”이라고 말했다. ‘juyng***’는 “저런 거는 부서전화를 이용해야지 아직도 정신 못 차렸네”라고 했고, ‘얼레***’는 “긴급 전화는 관등성명이 아니라 전화 받은 곳, 즉 경찰청 소방청 등을 짧게 대고 바로 본론으로 가야 한다. 이유는 신고자의 신고를 신속하게 유도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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