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운데),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국민주권선대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이 2일 “정의당 지지는 다음 선거 때 하셔도 괜찮지 않겠느냐”며 “문재인 후보에게 절대적 지지를 보내달라”고 주지지층을 향해 결집을 호소했다. 선거가 종반전으로 치달으면서 바른정당 의원들의 대거 탈당 사태가 벌어지는 등 예상치 못한 ‘변수’들로 막판 보수층이 뭉쳐 올라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바른정당 탈당 사태로 ‘숨겨진 보수’가 총결집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내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우 위원장은 “바른정당 의원들이 1일 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면담하며 막판 변수가 발생했고,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 지지율이 예상보다 높은 양상 등이 현재의 여론조사 추이만 보고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실제로 지역 유세를 돌아보며 황금연휴를 맞아 투표율이 떨어질 가능성을 눈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봄봄 유세단’ 단장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지난주 호남·충청·강원 등 당세가 취약한 접전 지역 25개 시군에서 ‘봄봄 유세단’ 활동을 하며 바닥 민심을 훑었다. “고향 강원도에서, 속초 중앙시장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 것은 처음 봤다. 다 놀러온 사람들이었다”고 말한 그는 “혹시라도 문 후보 당선이 확실하니 놀러가자는 층이 있거나, 여유가 있으니 이번에는 진보 후보에 투표하자는 흐름이 생기는 것을 경계하고자 한다. 문 후보의 지지율은 35%~40% 박스권에 갇혀 있고, 상대 후보의 추가 상승이 만만치 않다. 막판 어느 변수가 터질지 모른다고 볼 때 주 지지층에게 문 후보에게 절대적 지지를 보내 개혁의 동력을 만들어주십사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또 “정의당 지지는 다음 선거 때 하셔도 괜찮지 않겠느냐. 이번에는 정권 교체에 집중해 주시는 게 시대정신 아니겠나 호소드린다”고 기존 ‘전략적 민주당 지지자’에서 진보 진영으로 이탈하고 있는 유권자들에게 읍소했다.
우 위원장은 “호남 지역에서는 문 후보의 절대적 우세가 굳어지고 있는 반면, 충청과 강원 등지에서는 여론 조사에 잡히지 않는 농촌 지역의 관망층이 두터웠다”며 정체된 바닥 흐름을 전했다. 또 “강원도에서도 춘천·원주 등 대도시권은 괜찮지만, 노인 인구가 많은 지역은 달랐다”며 “색깔론이 구전으로 전파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의원들의 탈당과 자유한국당 복귀 움직임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우 위원장은 “같이 탄핵을 의논하고 추진했던 의원으로서 그럴 거면 왜 탄핵했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자유한국당의 막말 대통령 후보와 철새들의 도래지가 될 것인가”, “수많은 이합집산을 봤지만 이런 것은 처음 본다”며 날 선 말들을 쏟아냈다.
민주당 내 기강 단속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선 기간 후보 메시지와 충돌하거나, 다르게 보일 수 있는 말을 하지 말라. 원내대표로서 공개적으로 자제 요청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앞서 있는 후보가 유세 때 현장에서 실수하는 것은 용서하지 않는 것이 국민 정서다. 팽팽할 때 실수해선 안된다”며 경계심을주문했다.
민주당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샤이 보수’ 표심 상승여력을 5~10%포인트 선으로 가늠하는 가운데 막판 돌발 상황이 발생해 안심할 수 없다고 보고, 문 후보의 앞선 여론조사 지지율에 이완된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겠다는 전략을 쓰고 있다. 보수 표심에서는 문 후보로 당겨오기 어려운 만큼, 부동층에서 최대한 결집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우 위원장은 “역풍이 불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에게 동정표가 갈 수도 있겠지만, 문 후보 지지율에 어떤 변화가 올지를 면밀히 봐야한다”며 “일단 이완된 (민주당)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전략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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