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4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현장을 방문해 민관군 합동 수습작업 중인 바지선에 승선하여 황기철 당시 해군 참모총장으로부터 보고받고 있다. 군복에 노란 리본을 단 황 전 해군참모청장의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2011년 해군작전사령관으로서 ‘아덴만 여명’ 작전을 총지휘했던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이 4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선언했다. 황 전 해군참모총장은 이날 서울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덴만 여명작전에서도, 세월호 구조현장에서도, NLL에서도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군인의 숭고한 의무가, 국민에게 부패하고 무능한 집단으로 매도되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가슴 아팠다”며 “군이 신뢰받고 존경받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문재인 후보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황 전 해참총장은 박근혜정부 당시 방산 비리 연루 혐의로 해군총장직에서 물러났으나, 재판에서는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09년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 재직시 성능이 부실한 음파 탐지기를 통영함에 납품하도록 보고서를 조작했다는 혐의였으나, 1심부터 지난해 9월 대법원 최종심까지 다 무죄 판결이 났다. 황 전 총장이 세월호 참사 당시 노란 리본을 달고 해상 수색을 지원했던 것이 박근혜정부에 밉보여 ‘표적 수사’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누군가에게 책임을 씌우는 퍼포먼스가 필요했던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 전 참모총장 영입에 힘쓴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당시 총수권자의 비위를 거스를 수 있으니 조심하는 것이 좋겠다는 참모의 의견에도, 군인은 국민만 생각해야 한다며 해군참모총장으로서 노란 리본을 착용하고 국민 구조에 힘썼다가 표적수사를 당했다. 명예로운 군인으로서는 참기 힘든 치욕을 겪은, 박근혜 정권의 사악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소개했다.
황 전 참모총장은 판결 이후 한국을 떠나 중국에서 머무르던 상황이었다.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2~3개월 전부터 중국에 있던 지인을 통해 민주당에 합류할 것을 설득했다고 밝혔다. 황 전 참모총장은 앞으로 민주당에서 특별한 당직을 맡기보다는 백의종군을 하며 문재인 후보 지지에 뜻을 더할 예정이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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