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과 군 사이버사 정치 개입의 ‘윗선’으로 지목되고, 검찰 수사 여론까지 제기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3일 바레인에 도착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남겨 눈길을 끈다.
그는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 가능성에 대한 국내의 여론과 아랑곳없이 바레인과 자신의 40여년 된 인연을 소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바레인과의 인연은 4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5년 현대가 바레인 아랍수리조선소 건설을 수주한 것이 그 시작이다”고 바레인과의 인연을 밝혔다. 그는 “공항에서 저를 마중 나온 마이 빈트 모하메드 알 칼리파 문화장관과 만났다. 우연히 저의 자서전<신화는 없다>를 읽고 한국의 발전경험을 나눠달라며 초청했다”고 자신의 바레인 방문 목적을 소개하기도 했다.
바레인에서 강연이 예정된 이 전 대통령은 “외교사절 및 고위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저는 자원이 부족한 대한민국이 오늘날과 같은 성장을 이룩한 비결은 교육과 국민의 단합된 힘이었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강연 요지를 소개했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소식 전하겠다”며 글을 마쳤다.
이 전 대통령은 12일 바레인으로 출국하며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활동에 대해 “지난 6개월간 적폐청산을 보면서 이것이 과연 개혁이냐, 감정풀이냐, 정치보복이냐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고 밝혀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한편, 청와대 누리집 청원 게시판 올라온 이 전 대통령의 출국금지를 청원하는 글에는 13일 오전 11시40분 현재 8만4000여명이 동참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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