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오전 9시반께 먼저 전화
통보내용 없이 간단 접촉만
오늘 한·중 6자 수석대표 협의
통보내용 없이 간단 접촉만
오늘 한·중 6자 수석대표 협의
새해 첫날부터 주거니 받거니 당국회담 성사를 향해 가던 남과 북이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반면 북한의 신년사 발표 이후 남북대화 재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미를 중심으로 6자회담 참여국들은 긴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년여 만에 전날 복원된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남북은 4일에도 간단한 접촉을 이어갔다. 통일부 당국자는 “오전 9시30분께 북쪽이 먼저 전화를 걸어와 판문점 연락채널 개시 통화를 했다”며 “우리 쪽이 ‘알려줄 내용이 있느냐’고 묻자, 북쪽은 ‘없다. 있으면 통보하겠다’고 회신하고 통화를 종료했다”고 설명했다. 북쪽은 오후 4시 접촉에서 다시 “알려줄 내용이 있으면 통보하겠다”고 한 뒤, 4시30분께 “오늘 업무를 마감하자”고 알려왔다. 남북 연락관이 언급한 ‘알려줄 내용’이란 남쪽의 ‘9일 판문점 고위급 회담’ 제안에 대한 북쪽의 반응을 뜻한다. 북쪽이 보내올 답신에는 남쪽이 제안한 회담의 시간과 장소, 수석대표의 ‘급’과 의제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남쪽의 제의를 수정할 수도 있겠지만, 그대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회담 성사를 직접 지시한 상태고, 평창겨울올림픽 참가 등록 시한(29일)도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쪽이 남쪽 제안을 모두 받아들인다면, 따로 실무 접촉할 필요 없이 양쪽이 회담 대표단 명단을 교환하는 것으로 준비절차를 마칠 수도 있다. 회담이 열리면, 북쪽 대표단의 평창 방문과 관련해 남북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선수단·대표단의 규모와 개·폐막식 공동 입장, 응원단·예술단 파견 문제와 공동 응원 여부, 이동경로와 체류기간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올해 두번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남북 당국회담 준비 상황 등을 점검했다. 북한의 신년사 발표 이후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와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2일 조셉 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전화 협의를 했던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도 이와 관련한 통화를 했다. 이 본부장은 5일 방한하는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열 예정이다.
정인환 성연철 김지은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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