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방북 직후 청와대를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평양을 찾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 관련 일정을 협의한 직후 문 대통령을 만났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 방북 결과에 관해 “오늘 북한 방문은 상당히 좋았고, (방문에서)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오늘 또 한걸음 내디뎠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의 비핵화와 종전선언, 2차 북-미 정상회담 시기·장소 등 핵심 의제에서 구체적인 합의에 이른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이날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뒤 방한한 폼페이오 장관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제가 북한을 방문한 다음에 곧장 여기(한국)에 방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한국이 비핵화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접견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개최하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고, 2차 회담의 구체적 시기와 장소를 결정하기 위한 협의를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와 함께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처들과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 등에 대해서도 협의가 있었으며, 미국이 취할 상응 조처에 관해서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북미 양쪽이 실무 협상단을 구성해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정상회담 일정 등을 빠른 시일 안에 협의하기로 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의 설명을 듣고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 큰 성공을 거두길 희망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의 접견은 이날 저녁 6시56분부터 7시34분까지 38분 동안 이뤄졌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을 마친 오후 5시20분께 자신의 트위터에 김 위원장과 나란히 걷고 있는 사진을 공개하며 “평양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는 좋은 여행을 했다”며 “우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합의와 관련해 계속해 진전을 이뤄갈 것”이라고 썼다. 김정은 위원장도 회담에 흡족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은 이날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과 약 2시간 동안 협의를 한 뒤 90분 동안 오찬도 함께 했다고 전하며, “김 위원장이 오찬 때 ‘오늘은 두 나라의 좋은 미래를 약속하는 매우 좋은 날이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북-미 회담 당사자가 내놓은 긍정적인 평가에 비춰볼 때 비핵화와 종전 선언 맞교환, 2차 북-미 회담 시기와 장소, 북-미 평화협정 체결 등 핵심 의제에서 상당한 의견 접근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미 정상회담→남북미 종전선언→김 위원장 서울 답방이라는 문 대통령의 ‘평화 구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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