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17 19:09
수정 : 2019.10.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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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며 밝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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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며 밝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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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오는 28일 ‘최장수 국무총리’가 된다. 역대 총리 가운데 누구보다 긴 ‘총리의 시간’을 보낸 이 총리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연말께에는 더불어민주당으로 돌아가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에 점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17일 “조국 장관 사퇴를 계기로 이 총리가 당으로 돌아갈 시간이 당겨진 측면이 있다”며 “당에서 판단할 일이지만 내년 총선 때 역할을 해달라는 요구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무리 늦어도 12월에는 이 총리가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 총리실 안팎에선 이 총리의 12월 일정을 가급적 잡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다만 총리실은 공식적으로 “(총리) 방일 이후 일정에 아무런 변동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 총리에게 내년 총선은 매우 중요하다. 현재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부족한 당내 지지세력이 약점으로 꼽혔는데 총선은 이를 만회할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의 한 핵심 인사는 “대선으로 가기 위해서는 총선 때 총리로 머무는 건 말이 안 된다. 총선에서 역할을 해야 대선으로 갈 수 있다는 건 너무나 당연한 프로세스”라고 말했다. 앞서 이 총리는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 내 의원 모임인 더미래 소속 의원들을 서울 총리공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하며 “자유인이 돼 총선에 힘을 보탤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총리는 오는 28일 재임 881일(2년 4개월 27일)을 맞아, 1987년 10월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등장한 국무총리로는 최장수 기록을 세운다. 2017년 5월31일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임기를 시작했다. 직전 최장수 총리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로 880일간(2010년 10월1일~2013년 2월26일) 재임했다.
문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도 이 총리에겐 상당한 우군이다. ‘책임 총리’, ‘내각의 군기반장’이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부처별 현안을 꼼꼼하게 챙기고, 대외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부분을 문 대통령이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방일을 앞둔 이 총리가 한-일 관계 개선에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 총리는 22일부터 24일까지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 총리와 만날 예정이다. 한-일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지일파’로 꼽히는 이 총리가 나서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선 이 총리가 한-일 관계 개선에 역할을 한 뒤 ‘박수 받을 때 떠나는’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변수는 개각이다. 문 대통령이 공석인 법무부 장관을 포함해 국정쇄신용 개각을 단행할 경우 총리의 ‘떠나는’ 시점이 다소 조정될 수 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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