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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미래

SNS, 드론, 로봇…화재 중계서 진압·복원까지 기술 집약판

등록 2019-04-21 18:58수정 2019-04-22 08:02

노트르담성당 화재와 첨단기술

화재가 진압된 뒤 성당 내부와 소방로봇 콜로서스. 샤크로보틱스 제공
화재가 진압된 뒤 성당 내부와 소방로봇 콜로서스. 샤크로보틱스 제공
지난 15일의 파리 노트르담성당 화재는 기술이 현대 사회의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드러냈다.

■ 최대의 화재 목격자

공식 집계가 없지만, 불길에 휩싸인 노트르담은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동시 목격한 화재 장면으로 파악된다.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에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셜미디어의 역할이 컸다. 속보로 전파된 생생한 화재 현장 중계는 광속으로 전 세계인에게 전달됐다. 신문·방송 등 기성 언론사도 집중 보도했지만, 그 또한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이용자를 만났다. 매스미디어 보도와 더불어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의 생생한 영상과 개인적 감정이 공유되면서 노트르담성당 화재는 가톨릭과 프랑스를 넘어 지구적 공감대가 형성된 사건이 됐다. 전 세계인이 긴급뉴스를 이용하고 반응하는 현실은 광범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지만 이는 소셜미디어와 왜곡정보의 영향력 또한 순식간에 겉잡기 힘들 정도로 확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 첨단 소방장비의 쓸모

첨단 장비 동원과 소방당국의 효율적 진화로 건물 전소를 피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중국 디지테크의 마빅프로와 매트리스 등 2대의 드론을 띄워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위치에서 고화질 영상 확인을 통해 소방 호스가 겨눠야 할 정확한 목표를 찾았다. 프랑스기업 샤크로보틱스가 제작한 소방로봇 콜로서스는 전체 건물 붕괴를 막는 영웅적 역할을 했다. 콜로서스는 붕괴 위험이 커져 소방대가 철수한 성당 내부에 계속 머무르며 마지막 순간까지 방화수를 뿜어내며 불길을 잡고 화기를 식혔다. 콜로서스는 폭76cm, 길이 160cm, 무게 500kg으로, 무한궤도를 장착해 울퉁불퉁한 표면과 계단도 지날 수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로 작동하며 조이스틱으로 원격조종하는데, 프랑스 각 지역 소방서에 배치돼 있다.

■ ‘디지털 청사진’

노트르담성당은 건축이 진행된 12,13,14세기는 물론 프랑스대혁명 이후 대규모 보수가 진행된 19세기 당시 첨단기술이 적용됐다. 복원은 850년 전 상태로 성당 모습을 되살리는 게 목표이지만, 작업엔 건축 당시처럼 첨단기술이 동원된다. 2015년 뉴욕의 바사대학 앤드루 탤런 교수가 만든 성당의 레이저 3차원 영상이 유용할 전망이다. <포퓰러메카닉스>에 따르면 탤런 교수는 5일 동안 스캐너를 50회 이동시켜가며 10억개 넘는 지점을 측정해 정확도 5mm의 고해상도 디지털 청사진을 만들었다. 2014년 출시된 유비소프트의 비디오게임 ‘어쌔신 크리드’은 프랑스혁명이 배경인데, 2년간 설계를 통해 정밀구현한 게임 속 노트르담성당의 3차원 구조도 활용될 수 있다. 불길과 고온으로 손상을 입었을 성당의 고층부와 외벽의 안전도를 조사하는 데는 비파괴엑스선 검사와 건물 외벽을 오르는 로봇이 활용될 예정이다.

노트르담성당 화재 현장에서 소방로봇 콜로서스가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샤크로보틱스 제공
노트르담성당 화재 현장에서 소방로봇 콜로서스가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샤크로보틱스 제공
■ 복원의 과제

1964년 제정된 문화재 복원 ‘베니스헌장’은 남아 있는 원재료를 이용한 충실한 복원을 규정하고 있지만, 복원에는 현재의 기술적 성취를 얼마나 반영할지 고민이 뒤따른다. 복원될 천장과 첨탑엔 첨단 방화설비 적용이 필수적이고, 천장 구조를 과거처럼 참나무 목재 대신 훨씬 가볍고 견고한 철골을 써야 한다는 제안이 있다. 1972년 화재로 파괴된 낭트대성당의 지붕은 나무 보 대신 콘크리트로 대체됐고, 1984년 큰 화재를 겪은 영국 요크대성당 또한 첨단 방화설비를 갖추고 사실상 새로 지어지다시피 했다. 프랑스 정부는 화재 다음날 불타버린 첨탑의 재건 설계를 위한 국제 현상공모를 진행할 것이라며 “현재의 기술과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첨탑을 세우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중세 장인의 예술적 성취와 종교적 열망을 첨단기술이 되살리면서 거북하지 않은 신선함을 조화시키느냐의 과제를 안고 있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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