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5시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가 발사되자 나로우주센터에서 17㎞ 떨어진 전남 고흥군 영남면 남열해수욕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쌍안경으로 나로호의 비행 모습을 보고 있다. 고흥/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지휘센터, 발사 뒤 1시간 성공과 실패 ‘롤러코스터’
대전위성센터도 ‘침묵’…시민들“다음번 성공 기원”
대전위성센터도 ‘침묵’…시민들“다음번 성공 기원”
발사현장모습
25일 오후 5시 정각 지축을 울리는 굉음과 함께 나로호가 시뻘건 불꽃을 내뿜으며 천천히 하늘로 솟아올랐다. 나로우주센터 400여 연구원과 기술진은 환호하며 멀어지는 나로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 위성의 궤도 진입 실패 소식이 들려오자 아쉬움 속에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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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우주센터 주변과 서울역 등 전국 공공장소에서도 많은 사람이 모여 우리나라 첫 우주로켓 발사를 텔레비전 생중계로 보며 발사 성공을 기뻐했으나 1시간여 뒤 절반의 성공으로 바뀌자 실망을 금치 못했다.
■ 안타까운 외나로도 발사지휘센터 “17시9분 발사체로부터 위성이 정상적으로 분리됐습니다.” 발사지휘센터(MDC)가 발사 성공을 알리자 센터와 발사통제동에서는 박수 소리와 환호가 터졌다. 발사지휘센터의 400여 기술진은 나로호가 발사된 뒤 페어링 분리 성공, 1단 로켓 분리 성공, 2단 로켓 점화 성공, 위성 목표 궤도 진입 성공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잇따를 때마다 흥분과 긴장이 교차했다. 그러나 “지상 발사는 성공했으나 위성이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다”는 공식 발표가 나오자 당혹감에 휩싸였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순식간에 성공이 실패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발사 장면을 지켜보며 환한 웃음을 터뜨렸던 발사지휘센터의 조광래 발사체본부장 등 각 분야 책임자 25명은 연구진과 기술진을 격려하면서도 절반의 성공을 안타까워했다.
이주진 항우연 원장은 “2단 로켓과 위성의 분리가 목표보다 높은 곳에서 이뤄져 위성이 궤도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한-러 공동 조사위원회가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 대전 인공위성센터도 침묵 “아!” 대전시 유성구 구성동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센터에는 침묵이 흘렀다. 발사 성공에 부둥켜안고 껑충껑충 뛰던 20여명의 연구원들은 상황판에 켜져 있는 교신 시뮬레이션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 말을 잇지 못했다.
카이스트 안 총장 공관 앞에 있는 이 센터는 나로호에 실린 과학기술위성 2호 개발에 참여했고, 26일 새벽 이 위성과 교신을 시도할 예정이었다. 연구원들은 그동안 옥상에 설치된 교신용 접시안테나와 위성관제설비, 영상수신장치, 위성의 궤도·위치 추적장치 등을 점검하며 성공을 손꼽아 기다린 터라 아쉬움이 더했다.
강경인 선임연구원은 “우리별 1호와 3호, 과학기술위성 1호 등을 개발하고 교신에 성공하는 등 경험이 축적돼 있어 발사만 성공하면 과학기술위성 2호와의 교신에도 성공할 것으로 기대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 “다음 발사 땐 꼭 성공” 역사적 순간을 지켜보기 위해 전남 고흥을 찾은 관람객들은 다음 발사에서는 반드시 성공할 것을 기원했다. 이날 낮부터 로켓 발사 성공 기원 공연 등이 열린 남열해수욕장과 마치산, 봉남 등대 등에서 나로호를 배웅한 관람객과 주민들은 “절반의 성공을 믿기 힘들다”고 실망하면서도 “처음이니 다음 발사에서는 완벽히 성공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마용만(62·주민)씨는 “나로호 발사를 직접 본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기술을 보완해 다음 로켓은 우리 기술로 꼭 성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 고흥/송인걸 정대하 김민경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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