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속도 못미쳐…우주공간서 경로이탈
전문가들 “첫 성적표치고는 괜찮은 편”
전문가들 “첫 성적표치고는 괜찮은 편”
나로호의 2단 로켓에서 제때 떨어져 나오지 못한 위성보호덮개(페어링)가 결국 과학기술위성 2호의 궤도 진입을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로호 발사가 ‘우주기술 시험용‘으로선 의미를 지니지만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정밀 임무 수행엔 아직 미흡한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내년 2차 발사 때엔 이번에 문제가 발생한 2단 로켓에서 많은 기술적 보완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첫 발사 성적표치고는 괜찮은 편”이라며 “실패 책임을 따지기보다 자세한 원인 분석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 ‘덮개 무게 탓 가속 저하’ 한국-러시아 공동조사위원회가 하루 만에 밝힌 잠정 조사결과를 보면, 위성덮개가 2단 로켓에서 제때에 제대로 떨어지지 않은 게 가장 큰 ‘화근‘이었다. 위성을 감싼 덮개는 두 쪽으로 이뤄지는데, 고도 177㎞에서 덮개들을 고정한 볼트들이 폭약에 의해 터지면서 두 덮개가 떨어져 나가게 된다. 하지만 실제 비행에선 아래쪽 덮개 하나만 떨어졌다.
무게 330㎏인 덮개 한쪽을 달고 비행하면서 2단 킥모터는 가속도를 제대로 낼 수 없었다. 최규홍 연세대 교수(천문우주학)는 “힘은 질량에 가속도를 곱한 것과 같다는 물리 공식(F=ma)에서 보듯이, 질량이 커지면 가속도는 떨어지게 된다”며 “계산값에 없던 무게가 생기면서 8t 추력으로도 목표 속도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킥모터는 목표 속도인 초속 8㎞보다 낮은 초속 6.2㎞로 날았고, 결국 킥모터에 붙어 있던 위성도 궤도운동에 필요한 초속 8㎞의 속도를 얻지 못했다.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위성과 2단은 지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 무게중심 대칭 깨져 경로 이탈 위쪽 덮개를 매달고 비행하는 킥모터에선 ‘무게 대칭’도 깨지면서, 킥모터가 우주공간에서 점차 경로를 벗어났을 것으로 추정됐다. 위쪽 덮개 탓에 무게중심(질량중심)이 위쪽에 쏠리면, 우주공간에서도 비행 방향은 자연스레 무게중심이 있는 위쪽으로 기운다. 탁민제 카이스트 교수(항공우주공학)는 “자세제어 장치가 망가진 게 아니라 무게중심이 있는 위쪽으로 비행이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속도는 떨어지고 방향은 예정된 경로에서 벗어나, 2단과 위성은 지구에서 볼 때 더 높은 고도 방향으로 멀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2단과 위성은 지상에서 볼 때 고도 387㎞ 지점까지 멀어졌으나 속도 부족으로 지속적인 궤도를 그리지는 못한 채 지상 쪽으로 낙하했고, 대기권에 들면서 대부분 소멸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 전문가들 “정밀 원인조사 필요” 항공우주 전문가들은 나로호가 위성의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첫 시험발사로는 좋은 실패의 경험을 얻었으며 나름의 실력도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최규홍 교수는 “우리 기술진이 2단에 여러 대의 카메라와 지피에스(GPS·위치확인시스템) 장비를 달아 발사 직후에 2단의 이탈 고도와 비행 속도를 즉시 파악했을 것”이라며 “비록 궤도 진입은 실패했지만 실패를 신속하게 확인해준 정보통신기술은 우리 기술력”이라고 말했다. 탁민제 교수는 “위성덮개만 빼고 모든 것이 순조로웠는데 궤도 진입에 실패해 안타깝다”며 “실패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도 있지만 개발에 실패했다고 개발자한테 책임을 묻는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권세진 카이스트 교수(항공우주공학)는 “위성덮개 문제가 궤도 진입 실패의 주요 원인인지는 더 정밀한 조사를 해봐야 안다”면서도 “어느 나라, 누구의 책임인지 잘못을 따지는 분위기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26일 새벽 4시28분께 대전 카이스트 위성관제운용센터에 있는 과학기술위성 2호의 관제 시스템 모니터에서 이 위성의 실종을 알리는 ‘loss’라는 신호가 깜박이고 있다.
대전/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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