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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유전자가위 기대와 우려, ‘열린논의’ 국제기구 만들자”

등록 2018-04-05 16:57수정 2018-04-05 17:10

유럽 ‘책임있는 게놈편집 연구연합’ 출범
미 학자 “유전자편집 관측소 창설” 제안
“여러 관계자 참여 세계시민적 대화 필요”
지난달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책임 있는 게놈 편집 연구와 혁신 연합(ARRIGE)’ 기구의 출범식 모습. 출처: http://arrige.org/
지난달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책임 있는 게놈 편집 연구와 혁신 연합(ARRIGE)’ 기구의 출범식 모습. 출처: http://arrige.org/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가 우리 사회와 미래 인류에 끼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기대와 우려가 퍼지면서, 다양한 계층이 참여해 열린 토론을 벌이며 ‘사회의 합의’를 모색하는, 국제적인 논의 기구가 자리를 잡을까?

최근 유럽에서 ‘게놈편집의 책임있는 연구와 혁신을 위한 연합(ARRIGE)’이 출범하고, 이에 앞서 과학기술학자 쉴라 자사노프가 <네이처>에 과학과 사회윤리 두 진영의 양분이 아닌 세계시민적 토론과 논의의 장으로서 새로운 형식의 국제 대화 기구 설립을 제안했다.

‘책임 있는 게놈편집 연구혁신연합(ARRIGE)’은 지난 3월 24일 프랑스 파리에서 출범했다. 이들은 누리집에서 이 단체 출범의 이유와 관련해 “게놈편집에 대한 국제적인 거버넌스”를 도모하며 “이 뛰어난 기술의 발전이 사회가 수용할 수 있고 안전한 환경에서 이뤄지도록 학계, 기업, 환자단체, 시민, 정책결정자를 비롯해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는 포괄적인 장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고 밝혔다.

이 단체의 출범과 관련해,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식량 생산과 인류 건강부터 과학 연구 자체까지 모든 것을 바꿔놓을 잠재력을 지닌 기술인 게놈편집을 윤리적으로 사용하는 데 대한 가이드라인을 논의하고 제공하기 위한 국제적인 연합이 유럽 지역의 연구자들에 의해 창설됐다”고 전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의 잠재성과 관련한 윤리적, 사회적 논의가 국제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열려야 한다는 주장은, 이에 앞서 지난 3월21일 과학저널 <네이처>에도 실렸다.

“유전자 편집 국제 관측소”라는 제목의 긴 글에서, 미국의 과학기술학자 쉴라 자사노프 하버드 케네디스쿨(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게놈편집 기술과 관련해 “확장적이고 세계시민적인(cosmopolitan) 대화가 필요하다”면서 ‘과학과 윤리의 양분된 논의 구도’를 넘어서는 새로운 유형의 국제 기구가 창설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전의) 토론은 게놈 편집이 가까운 장래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그로 인한 생물학적인 위험은 무엇인지를 예측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지만 게놈 편집에선 건강과 안전성에 관한 당장의 우려를 분명히 넘어서는 이슈들이 생겨난다”면서, 안전성 이슈가 중심인 프레임에 논의가 국한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현재의 생명윤리 논의에는 연구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이 직접적이며 다룰 수 있다고 여기는 프레임들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인간 생식세포 게놈 편집의 윤리 문제가 신체 안전성 문제에 국한된다면, 특정한 생물학적 말단 문제(예컨대 표적이탈 효과)에 대한 기술적 평가는 충분한 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초점은 인류 삶을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그리고 지구의 다른 생명체들과 관련해 어떻게 보살피고 가치를 부여할 것인지의 중심 문제를 빠뜨린다.”

그는 “대화가 너무나 빨리 찬성과 반대, 위험과 혜택, 생식세포 게놈 편집의 허용과 불허에 대한 판단으로 가두어진다면, 그런 숙의는 불충분하다”면서, 유전자 편집 기술과 관련해 더 넓고 깊고 긴 대화와 토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런 점에서 넓은 공간을 드넓게 관측하며 일상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많은 이들과 교류하는 과학연구의 장소인 “관측소”를 새로운 국제 기구의 성격으로 제안했다. 자사노프의 제안을 보면, 이 기구는 △흩어져 있는 정보들을 모으는 정보센터의 역할을 하며 △다양한 관점들을 추적하고 분석하며 잘 드러나지 않았던 다른 목소리들을 드러내며 △학문 분야들이나 문화들 간에 경쟁을 멀리하고 교류를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책임있는 게놈편집 연구혁신연합 기구의 출범이나 유전자 편집 국제 관측소 설립 제안은 지난 2015년 말 유전자 편집 기술의 기대와 우려를 논의하는 국제정상회의가 미국 워싱턴디시에서 열린 데 이어, 열린 논의를 지속하는 상설적인 국제 규모의 기구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철우 선임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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